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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옆집이 그랬던 것처럼 새 얼굴이 꾸준히 1군 무대에 오른다. 2년 연속 신인이 핵심전력으로 자리매김했고 이는 신인왕 투표 결과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2019년 필승조 정우영이 22년 만에 신인왕을 차지했다. 2020년 신인왕 투표에서는 리드오프 홍창기가 2위, 선발투수 이민호는 4위에 올랐다. 신인이 첫 해부터 1군 무대에 오르는 모습도 부쩍 늘었다. 2019년에는 신인 5명, 2020년에는 신인 4명이 데뷔해 1군 경기를 소화했다. 신구조화에 따른 선순환이 이뤄진다는 얘기다. 한 때는 유망주의 무덤으로 불렸던 LG가 최근 몇 년 사이 유망주를 앞세워 매년 전력을 강화하는 팀으로 탈바꿈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LG 류지현 감독과 차명석 단장은 머리를 맞대 유망주 특별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팀내 최고 유망주 13명을 설정하고 이들에 대해선 현장과 프런트가 긴밀하게 호흡한다. 차 단장은 “지난 연말 워크숍에서 결정했다. 기본적으로 무리해서 신예 선수들을 올리는 것을 지양하기로 합의했다. 2군에서 경험도 쌓고 몸이 완전히 올라왔을 때 1군 무대에 올릴 것”이라며 “젊은 선수 13명을 팀의 코어로 보고 현장과 프런트가 협력한다. 13명 명단은 예상 그대로다. 저연차에 1군에 올라올 수 있는 선수들, 군전역 선수들이 포함됐다. 다 밝히면 포함되지 않은 선수들이 서운할 수 있는데 일단 이민호, 남호, 김윤식, 이주형, 손주영 등이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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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밑그림은 어느정도 나왔다. LG는 지난해 신인 이민호를 관리하기 위해 열흘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여전히 성장기인 이민호와 디스크 수술 후 재활 시즌을 보내는 정찬헌을 번갈아 선발 등판시켰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둘은 지난해 선발투수로서 201이닝 11승 평균자책점 3.72를 합작했다. 둘의 활약을 앞세워 타일러 윌슨과 차우찬의 부진 및 부상 공백을 극복했다. 현장과 프런트가 함께 고민하면서 지혜를 발휘한 결과였다.
앞으로는 이런 모습이 더 자주 나올 전망이다. 특별히 관리 받는 유망주 13명은 매 경기 모습을 체크하고 현장과 프런트가 1군 등록 및 말소 시점, 향후 출장 계획 등을 논의한다. 이민호, 남호, 김윤식, 손주영 모두 올해 경기수와 이닝수를 정해둔 채 시즌을 소화한다. 왼손 선발자원인 남호, 김윤식, 손주영이 1군 전력으로 자리매김하면 LG는 선발부터 중간, 마무리까지 투수진 모든 자리를 20대 초중반 영건으로 채워넣을 수 있다.
올해 입단한 신인들은 당장 실전을 소화하지 않고 프로 선수에 맞는 몸만들기부터 돌입한다. 차 단장은 1차 지명 우투수 강효종과 2차 2라운드 지명 우투수 김진수 모두 서둘러 마운드에 올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2차 1라운드 지명 유격수 이영빈은 프로에서도 유격수로 뛸 계획이다. 차 단장은 “이영빈은 류지현 감독님이 유심히 보고 계신다. 이번 캠프에서 류지현 감독님과 이종범 코치님이 이영빈, 이주형과 같은 내야수들을 각별히 신경쓰시지 않을까 싶다”면서 “올해는 캠프가 국내에서 열리기 때문에 1·2군, 신예 선수들을 두루 살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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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014년 1차 지명으로 큰 기대를 받고 프로에 입단했던 임지섭도 이천에 합류했다. 지난 겨울 본인의 요청에 따라 임의탈퇴됐던 임지섭은 다시 LG 유니폼을 입고 올해 후반기 실전 소화를 목표로 두고 있다. 차 단장은 “현재 몸을 만드는 과정이다. 공을 던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공을 던지는 시점에서는 임지섭을 위해 준비한 프로그램을 적용시킬 계획이다. LA 다저스 투수코치였던 릭 허니컷 코치님의 훈련법을 받아 프로그램을 실행할 것이다. 올해 후반기 정도에는 던지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