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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비즈니스 트렌드 세터다. ‘누구나 5시간을 편하게 즐기면서 쉴 수 있는 공간’을 테마로 삼아 2016년 10월 경기도 하남에 대형 쇼핑몰 스타필드를 오픈해 성공시대를 열었다. 스타필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어느덧 7호점까지 확장됐는데 앞으로 청라, 수원, 구월, 창원 등에도 스타필드가 들어설 계획이다.
스타필드의 핵심은 ‘맛집’이다.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 기획 단계에서 전국 맛집을 수소문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17년 10월에 개장한 스타필드 고양의 핵심테마도 쇼핑보다는 맛집과 넓은 공간이다. 전국 맛집 100여개를 집결시키며 쇼핑에 국한되지 않는 대형 쇼핑몰을 구축해냈다.
정 부회장의 이러한 움직임은 다음 겨울 그라운드로 고스란히 이어질 수 있다. 수소문한 맛집들을 한곳에 모은 것처럼 2022시즌 인천문학구장에는 특급 스타들이 ‘이마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집결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지난 25일 신세계 그룹이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KBO리그 구단 고위관계자들도 초긴장 모드에 돌입했다. 한 수도권 구단 단장은 “신세계가 야구단을 인수한다는 소문은 이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그게 SK가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당장 다음 겨울 FA부터 걱정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팀이다. 굵직한 선수들을 영입하지 않겠나. 큰일이다. 벌써 두렵다”고 근심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로 2021시즌 후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는 김현수, 손아섭, 박병호, 서건창, 강민호, 한현희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우르르 나온다. 지난해 9위에 그친 SK지만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랐으며 2018년에는 통산 네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최정, 최주환, 한동민, 문승원, 박종훈 등 기둥이 될만한 선수들이 건재하다. 즉 특급 FA 영입으로 전력을 수직상승시킬 수 있다. 타자친화형 홈구장 특성을 고려하면 박병호, 김현수와 같은 타자와 특급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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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옷을 입은 팀이 성공가도를 달리는 지름길은 승리다. SK 역시 2007년부터 왕조시대를 구축하고 2018년 정상에 오르며 한 해 관중 100만명 이상을 달성했다. 맛집을 집결시킨 스타필드가 누구나 5시간을 편히 보낼 수 있는 시설이라면 앞으로 인천문학구장은 집결한 스타들을 바라보며 3, 4시간을 즐길 수 있는 복합엔터테인먼트 공간이 될 수 있다.
정 부회장은 이전부터 야구단 운영에 관심이 많았다. 재계 친목야구팀 굿 펠로우즈 소속 투수로 직접 그라운드에도 올랐던 그는 프로야구단 운영을 미래 핵심사업으로 내다보고 스타필드와 이마트의 경쟁자로 삼았다. 그리고 현재 대한민국에 10명 밖에 없는 프로야구단 오너 자리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늘 거침없고 굵직하게 움직였던 그의 행보를 고려하면 10개월 후 인천 문학은 스토브리그 중심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