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민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KOVO]

[스포츠서울 성백유전문기자]현대캐피탈은 왜 우리카드만 만나면 신이 날까?

올시즌 6위를 달리는 현대캐피탈은 1일 현재 10승16패(27승점)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우리카드(42승점)를 상대로는 팀승리의 40%인 4승(1패)을 올리면서 갈길 바쁜 4위팀의 발목을 단단히 잡고 있다. 흔히 말하는 천적에, 완벽한 고추가루 부대 역할이다.

더구나 31일 경기에서는 0-2로 끌려 가던 경기를 3대2(19-25 21-25 27-25 25-15 16-14)로 뒤집었다. 20일 열린 경기에 이은 2게임 연속 리버스 스윕 승리. 우리카드로서는 다 잡았던 경기였기에 충격이 더욱 크다.

기록을 보면 이유가 확실하다. 5게임 통계를 보면 현대캐피탈은 오픈공격, 서브, 블로킹 등 공격 전반에서 우세했다. 우리카드는 후위공격과 속공, 범실에서 앞섰다. 현대는 힘에서 이기는 팀의 기록을 보여준다.

또 다른 변수는 선수 구성. 이번 시즌을 ‘세대 교체의 해’로 삼은 현대 최태웅감독은 매경기마다 선수기용에 변화를 주고 있다. 외국인 선수 다우디를 제외하면 세터 김명관 조차도 2라운드에서 트레이드, 매경기마다 모든 라인업이 바뀌었다.

우리카드와의 최근 2경기에서의 변수는 문성민(35)이라는 선수의 등장이다. 무릎부상으로 오랜 시간 뛰지 못한 문성민은 20일 우리카드전에서부터 올시즌 첫 선을 보였다.그리고 연속 리버스 스윕을 이끌었다. 문성민은 이날도 14득점으로 다우디(23득점)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23개의 공격 중 13득점으로 56.52%의 높은 성공률을 기록했다.

‘노장이 살아 있음’을 우리카드전에서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최태웅감독은 “각 팀마다 장단점이 있는데, 올시즌 우리팀은 갖고 있는 것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경기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패했다. 오늘은 운이 좋았다”고 했다. 최감독은 “지금 선수 구성이 좀 더 일찍 되었으면 더 재미있는 경기를 했을 것”이라고 했다.

현대캐피탈은 6개팀 중 4팀에 열세를 보였다. KB손해보험(5패)과 OK금융그룹(4패)에는 1승도 올리지 못했다. 대한항공에는 1승 3패 등 상위권 팀에게는 약했지만 우리카드에게는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한국전력과는 2승 2패.

현대캐피탈 VS 우리카드 기록 비교(현대캐피탈 4승1패 우세, KOVO제공)

                    현대캐피탈            항목                            우리카
시즌 평균    우리카드 상대             구분            현대캐피탈 상대                  시즌 평균
49.63% 53.12%             공격 48.88% 51.01%
42.10% 49.45%             오픈공격 36.60% 41.35%
51.37% 49.55%             후위공격 59.23% 57.52%
53.09% 53.42%             속공 56.32% 55.91%
0.84 1.43             서브 1.10 1.16
2.34 2.38             블로킹 1.38 1.78
7.20 6.81             리시브 6.43 6.51
26.00 26.40             범실 22.20 19.96

만약 우리카드가 봄배구에 실패한다면 이유는 단 하나다. 현대캐피탈의 신들린 배구 때문이다.

작전 지시하는 최태웅 감독
경기 중 작전을 지시하고 있는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연합뉴스]

주목할 만한 것은 사령탑이다. 최태웅감독과 우리카드 신영철감독은 세터 출신. 속공에 능하고 조직력을 앞세우는 경기를 구사한다. 그러나 성향은 정반대. 최태웅감독은 선수들을 부드럽고 나긋 나긋 독려하는 반면, 신영철감독은 즉석에서 잘못된 점을 지적하며 경상도 사나이의 박진감으로 선수들을 통솔하고 있다. 부드러움과 강함의 대결에서 부드러움이 이기는 중이다.

두팀의 마지막 6라운드 대결이 궁금해 진다. 3월1일이다.

sungbasebal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