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여자 프로배구단 흥국생명 소속 쌍둥이 선수 이재영·이다영이 학폭(학교 폭력) 피해자들에게 사과문을 올린 가운데, 이 사실을 처음 밝혔던 피해자 A 씨가 심경을 밝혔다.

A 씨는 10일 한 커뮤니티에 '허무하네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 씨는 "사과문이 올라온 것을 확인했다. 글 하나로 10년의 세월이 잊혀지고 용서되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 살아가면서 본인 과거의 일을 두고두고 곱씹으며 반성하며 살아가길 바란다. 어떤 이유로도 학폭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적었다.

앞서 A 씨는 "10년이 지난 일이라 잊고 살까도 생각해 봤지만 가해자가 자신이 저질렀던 행동은 생각하지 못하고 SNS에 올린 게시물을 보니 그때의 기억이 스쳤다. 자신을 돌아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용기 내 글을 쓴다"며 "피해자는 총 4명이고 이 사람들을 제외한 피해자가 더 있다. 신상이 드러날 것 같아 포괄적으로 적겠다"고 말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뭘 시켰지만 피해자가 피곤해 좋은 어투로 거절하자 가해자는 칼을 가져와 협박을 함, 더럽다고 냄새난다며 옆에 오지 말라고 한 것, 차에서 장난치다가 모르고 어깨를 쳐버리니 꿀밤을 엄청 세게 때리고 주먹으로 가슴을 때린 것, 피해자들 여러 명에게 하루하루 돌아가며 마사지 시킨 것" 등 꽤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나열했다.

이와 함께 가해자들이 이재영과 이다영임을 짐작할 수 있는 사진 등 단서를 공개했다. 이에 이재영·이다영은 학폭을 인정하며 SNS를 통해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이다영은 "학창 시절 같이 땀 흘리며 운동한 동료들에게 어린 마음으로 힘든 기억과 상처를 갖도록 언행을 했다는 점 깊이 사죄드린다"고, 이재영은 "좋은 기억만 가득해야 할 시기에 저로 인해 피해를 받고 힘든 기억을 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들의 소속팀 흥국생명도 "해당 선수들은 학생 시절 잘못한 일에 대해 뉘우치고 있다. 상처를 입은 피해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공식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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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이다영·이재영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