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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우승의 기쁨과 메이저리그(ML) 진출이 이뤄지지 않은 아쉬움을 두루 가슴에 묻어둔 채 새로운 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다가오는 시즌이 끝나면 한 번 더 중요한 순간과 마주하지만 일단 승리만 바라볼 것을 다짐했다. NC 프랜차이즈 스타 나성범이 2021시즌 목표점을 밝혔다.
최근 몇 년 사이 참 많은 일이 있었다. 2019년 5월 악몽과도 같았던 부상을 당하며 처음으로 시즌 아웃을 경험했다. 그리고 지난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재활 시즌을 보냈다. 커리어 통산 최다 홈런(34개)을 쏘아올렸고 팀도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더불어 한국시리즈(KS) 6경기에서 타율 0.458(24타수 11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다. 정상에 오른 나성범은 포스팅을 통한 ML 진출을 시도했으나 ML 구단으로부터 오퍼를 받지 못하며 한국으로 돌아왔다.
나성범은 22일 창원NC파크에서 진행된 단체훈련을 마치고 “사실 미국에 가기 전부터 확률은 반반이라고 생각했다. 기대가 크지 않았던 만큼 마감시한이 지나고 계약을 못해도 무덤덤했다. 곧바로 다시 NC에서 어떻게 시즌을 준비할지 계획을 세웠다. 자가격리 2주부터 캠프까지 계획을 짜면서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포스팅이 아닌 프리에이전트(FA)로 ML 진출을 시도했으면 달랐을 것 같나?’는 질문에 “모르겠다. 그래도 에이전트와 더 여유를 갖고 대화를 나누지 않았을까 싶다. 미국에 있을 때 ML에서 계약을 맺은 FA가 2명 밖에 없었다. 그만큼 시장이 느리게 흘러갔다. 다른 FA 외야수가 계약을 체결할 때까지 시간이 있었다면 내게도 찬스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해봤다”고 돌아봤다.
나성범이 잔류하면서 디펜딩챔피언 NC는 막강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했다. 외부에서도 독보적인 ‘1강’으로 평가한다. 나성범은 “선수들 모두 자만심보다는 다시 도전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지난해와 똑같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다시 도전하겠다”며 “작년을 돌아보면 경기 후반 역전승한 경우가 많았다. 올해도 그런 모습을 유지하고 싶다. 상대팀에게 NC는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팀이라는 인상을 계속 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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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목표점도 찍었다. 나성범은 “일단 작년보다 수비이닝은 더 가져가고 싶다. 작년은 수술 후 복귀한 시즌이었다. 감독님도 초반에는 지명타자를 많이 하자고 하셨다. 이제 시간도 많이 지났고 회복도 됐다. 올해는 수비이닝을 더 많이 가져가고 싶다”며 “타격에서 목표는 장점을 더 살리는 것이다. 장점인 장타는 계속 살리고 싶다. 적극적으로 돌릴 것이다. 삼진이 많은데 쉽게 고쳐지지는 않는다. 그래도 삼진과 볼넷 비율도 신경쓰고 조금씩 비율을 좋게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다.
시즌 후 FA에 대해선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나성범은 “FA로 특별한 동기부여가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오히려 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편한 마음으로 하던대로 시즌 준비하겠다. 부상만 안 당한다면 좋은 시즌, 좋은 결과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FA보다는 KS를 우리 홈구장에서 하고 싶다. 지난해 KS를 창원NC파크에서 못한 게 가장 아쉬웠다. 창원NC파크 만원관중 속에서 KS 우승하는 경기를 하는 게 소원”이라며 2021시즌 최고의 해피엔딩을 머릿속에 그려넣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