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오직 품질로 사활 건다(2)
홈플러스는 가격 경쟁에 합류하지 않는 대신 품질로 승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진은 홈플러스 매장 모습. 제공 | 홈플러스

[스포츠서울 김자영기자] 최근 이마트, 롯데마트, 마켓컬리 등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일제히 최저가 경쟁에 나선 가운데 홈플러스가 “가격 대신 품질로 승부하겠다”고 선언해 눈길을 끈다.

홈플러스는 최저가 경쟁에 합류하지 않는 대신 상품과 배송에 집중해 단골 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유통업체 간 가격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소비자들에게 홈플러스의 품질 승부수가 통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홈플러스는 최저가 경쟁 대신 상품과 배송 품질에 집중하는 차별화 전략을 펼친다고 20일 밝혔다. 홈플러스는 고객 피로도 대비 경쟁사들의 최저가 혜택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동안 이마트의 최저가 보상제 품목과 홈플러스 상품을 비교한 결과 생수류는 10원, 두부류는 20원, 장류는 27원 등 일부 생필품 카테고리의 가격 차는 100원 미만이었다. 또 홈플러스에서 판매하지 않는 상품을 제외한 전체 품목의 42%는 가격이 동일하거나 홈플러스가 더 저렴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8일 ‘가공·생활 500개 생필품’ 가운데 쿠팡, 홈플러스몰, 롯데마트몰 보다 비싼 제품이 있으면 차액을 ‘e머니’로 적립해주겠다며 최저가 경쟁에 불을 지폈다. 이후 롯데마트는 이마트가 제시한 품목들을 동일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은 물론 해당 물품들을 구매할 때 엘포인트를 5배 적립해준다고 맞불을 놨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이같은 경쟁에 대해 “이마트·롯데마트가 선정한 대상 품목은 홈플러스 기준으로 구매빈도가 낮고 매출구성비가 한 자릿수 수준인 상품 위주로 구성됐다. 판매단위가 달라 비교도 쉽지 않았으며 품절, 카드할인, 멤버십 제외 등 조건도 까다로웠다”고 지적했다.

홈플러스는 대신 최근 트렌드인 가치 소비에 중점을 두고 ‘신선’과 ‘A/S’로 승부수를 띄운다. 홈플러스는 농·수·축산물, 낙농 및 유가공품, 김치·젓갈 등 반찬, 어묵·햄 등 가공품, 즉석조리식품, 몽블랑제 베이커리 등 신선 카테고리 3000여 전 품목을 ‘신선 A/S’ 대상 품목으로 선정했다. 맛, 색, 당도, 식감 등 품질에 만족하지 못할 시 구매 후 7일 이내 영수증, 결제카드, 상품 실물을 지참하면 1회당 10만원, 월 10회까지(월 최대 100만원) 교환·환불 받을 수 있다.

‘전국 당일배송’의 당일 배송률도 83.3%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홈플러스는 하루 배송 건수를 12만 건 이상으로 키우고 3년 내에 온라인 전용 피커를 현재 1900명에서 4000명, 배송차량은 현재 1400대에서 3200대로 늘려 당일배송을 점차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홈플러스는 이른바 ‘유통 전쟁 2라운드’를 펼치겠다는 각오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10원 차이로 유통 채널까지 바꾸는 ‘옛날 고객’이 아닌 가치 소비를 하는 ‘현대 고객’에 집중해 ‘쩐의 전쟁’에 함몰된 유통 전쟁의 2라운드를 열겠다”고 말했다.

이미 소비자들이 가격 비교에 익숙해진 탓에 홈플러스의 차별화 전략이 통할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싸고 좋은 품질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상황에서 홈플러스의 전략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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