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에 전시된 \'도심형 에어택시\' 모형
김포공항 국내선 3층에 도심형 에어택시인 UAM(Urban Air Mobility)의 이착륙장 허브 설계안과 기체 모형이 전시돼 있다.  제공 | 한국공항공사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하늘을 나는 자동차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이라고 불리는 이 새로운 교통수단을 상용화하기 위한 발걸음도 경쾌하다. 국토교통부와 민간기업, 지방자치단체, 학계는 지난해 6월 도심항공교통 민관협의체인 ‘UAM 팀 코리아’를 출범시킨 이후 전체회의 1회, 실무위원회 4회를 열고 UAM 연구·개발 과제 선정과 필요 법령 제정 등을 논의했다. 기체 제작부터 기반시설 구축, 운항 서비스까지 개별 기구나 기업이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사업인 만큼 현대차, 한화시스템, 대한항공, SK텔레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등 민간기업뿐 아니라 항공우주연구원, 항공안전기술원과 지방자치단체, 학계 등이 두루 참여해 머리를 맞댔다.

UAM 팀 코리아는 UAM 비행 인증 방식, 기술 연구·개발 계획, UAM 공항이라고 할 수 있는 ‘버티포트’ 운영 방안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며 UAM 생태계 구축을 위한 기업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기업들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UAM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강점이 있는 분야를 선정하고 다른 분야에서는 타 기업과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UAM 사업은 크게 △기체·부품 제작 △항행·교통 관리 △버티포트 등 인프라 구축 및 운영 △승객·화물 운송 서비스 등 4가지 분야로 세분화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UAM이 비행체라는 점에서 항공기 제조사, 항공사, 공항 운영사로 구성된 항공 산업과 비슷한 방식의 산업 생태계가 구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와 한화시스템이 UAM 기체를 제작하고 대한항공, SK텔레콤, 공항공사는 각각 운항 시스템 개발, 통신 네트워크 구축, 버티포트 운영 등을 담당하는 구조다.

특히 현대차는 제조 기업에서 벗어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UAM 운항 서비스까지 담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현대차는 인천국제공항공사·KT와 UAM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한화시스템은 한국공항공사, SK텔레콤과 손을 잡았다. 현대차는 2019년 UAM 사업부를 신설했고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 모델을 2028년에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대차는 최근 항공우주 산업 스타트업 회사인 ‘오프너’의 최고경영자(CEO)로 활약한 벤 다이어친을 UAM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했고 현대차 미국 기술연구소는 UAM 부서 인력 채용을 현지에서 진행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UAM에 대해 수차례 강조한 만큼 올해는 구체적인 사업 방향과 기술 개발 계획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올해 초 대한항공 등 다수 국내 기업에 UAM 관련 기술 정보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화시스템도 2025년 드론 택시 상용화를 목표로 세웠다. 지난해에는 미국 오버에어와 공동 개발 중인 개인비행체(PAV) ‘버터플라이’의 실물 모형을 공개했다. 또한 한국공항공사와 손잡고 버티포트 보다 상위 개념인 ‘버티허브’(verti-hub)를 김포공항에 만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사내 UAM 사업 추진 태스크포스를 구성했고 항공 교통 관리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무인기와 항공기 부품을 직접 제조하는 대한항공이 UAM 기체 개발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예측하지만 아직은 기체 개발 계획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인수도 진행 중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수요가 확실하지 않은 UAM 사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할 여력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항공기 승객·화물 운송 관리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UAM 전용 시스템 구축에는 뚜렷한 강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j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