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 조코비치와 스테파노스 치치파스
노박 조코비치(왼쪽)와 스테파노스 치치파스 중 누가 2021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을 것인가? AFP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김경무전문기자] 2021 프랑스오픈(롤랑가로스) 남자단식 결승이 13일 밤 10시(한국시간)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다.

부동의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34·세르비아)와 5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3·그리스)의 대충돌이다. 이른바 ‘빅3’ 중 제일 잘나가는 조코비치가 지난 2016년 이후 다시 롤랑가로스의 왕좌를 차지해 그랜드슬램 남자단식 19회 우승 고지에 오를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빅3를 저격할 선두주자로 꼽히는 치치파스가 기어코 그랜드슬램 남자단식 개인 첫 우승의 영광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4강전에서 ‘클레이의 제왕’ 라파엘 나달(34·스페인)을 3-1로 제압하고 나달의 롤랑가로스 지배시대에 종말을 고하게 한 조코비치의 우세가 예상된다. 워낙 철벽같은 코트 커버능력을 뽐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 8강전에서 세계 2위 다닐 메드베데프(25·러시아)를 3-0, 4강전에서 6위 알렉산더 츠베레프(23·독일)를 3-2로 누르고 결승에 오른 치치파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결전을 앞두고 롤랑가로스 대회조직위원회는 이에 관한 전술적 분석을 내놨다.

치치파스의 서브
치치파스의 폭발적인 서브. EPA/연합뉴스

▶ 치치파스 서브 vs 조코비치 리턴

치치파스로서는 무엇보다도 강한 서브로 ‘리턴의 마스터’로 불리는 조코비치를 무력화시키야 한다. 조코비치의 리턴능력은 워낙 폭넓고 견고하고 일관성이 있어 왠만한 창으로는 뚫기가 어렵다. 때문에 치치파스가 승리하려면, 그의 베스트에 가까운 서브를 넣을 필요가 있다는 점이 우선 강조된다.

조코비치는 상대의 첫번째 서브 때 40%의 승률를 자랑한다. 33%인 치치파스에 대비된다. 그러나 둘은 상대의 세컨서브 리턴 때 각기 56%의 성공률을 보여주고 있다.

▶ 첫 세트가 치치파스에게 중요

치치파스가 이기려면 첫 세트를 따야 한다. 조코비치는 그랜드슬램에서 믿기 어려운 선두주자로, 첫 세트를 따냈을 때 264경기를 이기고 단 5패에 그쳤다. 그가 그랜드슬램에서 첫 세트를 따내고 패한 것은 2016 US 오픈 때 스탄 바브링카와의 경기 때다. 때문에 치치파스는 초반 기세로 조코비치를 잡아야 승산이 있다.

조코비치의 드롭샷
노박 조코비치의 절묘한 드롭샷. EPA/연합뉴스

▶ 드롭샷 대결이 관건

지난해 롤랑가로스에서는 드롭샷이 핵심샷 중 하나였다. 더 부드럽고 시원한 (코트) 조건에서는 공이 더 잘 죽어 드롭샷이 효과적이었다. 올해는 따뜻하고 (공 스피드) 빠른 조건에도 불구하고 드롭샷은 그만큼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번 대회 4강전에서 조코비치는 나달을 상대로 26개, 치치파스는 츠베레프를 상대로 16개의 드롭샷을 구사했다. 둘다 성공률은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드롭샷은 단지 포인트 그 자체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그것은 상대의 마음에 의심을 품게 한다는 점이다. 조코비치는 치치파스보다 더 잘 효과적으로 드롭샷을 구사한다. 이것이 중요한 승부처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

조코비치
조코비치는 코트에서는 그 누구보다 강한 승부사다. AFP/연합뉴스

▶ 멘털 싸움이 승자를 결정짓는다

그랜드슬램 남자단식 19회 우승에 도전하는 조코비치는 결승전에서 숱한 경험을 했다. 때문에 경기 경험이나 멘털적인 면에서는 그 누구보다 강할 수밖에 없다. 그는 4강전에서 나달을 잡은 뒤 “압박감도 특권”이라고까지 했다. 어떤 위기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강심장이다. 좀비 같은 생명력이다.

치치파스
치치파스가 코트에서 강인함을 보여주고 있다. EPA/연합뉴스

치치파스로서는 첫 그랜드슬램 결승전이어서 정신적으로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는 예민하고 감성적인 선수다. 그러나 이번 대회 내내 눈에 띄게 침착함을 유지했다. 결승전에서도 그런 침착함과 냉정함이 유지될 지는 알 수 없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