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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상당히 많은 외국인 선수가 KBO리그 세 번째 시즌을 넘어서지 못했다. 2017년 KIA에서 20승을 달성했던 헥터 노에시, 2018년 한화 암흑기 탈출 선봉장 구실을 했던 제라드 호잉이 그랬다. LG 타일러 윌슨과 벤자민 주키치도 3년차에 하향곡선을 그리며 한국과 인연을 이어가는데 실패했다.
그만큼 꾸준히 활약하는 게 어렵다. 게다가 외국인 선수는 자리가 한정된다. 전력의 핵심인 외국인선수가 부진하면 구단은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거액을 투자했어도 교체 카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외국인선수의 활약 여부가 고스란히 순위표에 반영되는 것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KBO리그 3년차를 보내는 외국인 선수 6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6명 모두 지난 2년 동안 굵직한 활약을 펼치며 두 차례 재계약에 성공했는데 6명 중 2명은 전망이 밝지 않다. 지난 2년 동안 타율 0.308 OPS(출루율+장타율) 0.917로 활약했던 KIA 프레스턴 터커는 부진 끝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올해 타율 0.245 OPS 0.691에 그쳤고 조정의 시간을 갖기 위해 함평으로 내려갔다.
KT 윌리엄 쿠에바스도 터커와 상황이 비슷하다. 중심타선에서 하위타순까지 내려간 터커처럼 쿠에바스도 선발진에서 제외됐다. 지난 2년 동안 57경기 342이닝을 소화하며 23승 18패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10경기 52이닝 2승 3패 평균자책점 6.40으로 부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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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KT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를 한시적이라도 중간투수로 기용하기로 했다. 쿠에바스 외에 선발투수들은 꾸준히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쿠에바스의 보직 변경을 통해 선발진과 불펜진의 균형을 맞추려 한다. KT는 지난 20일까지 선발진 평균자책점 3.93으로 4위, 불펜진 평균자책점 5.12로 8위다.
그만큼 KBO리그가 만만치 않다. 외국인타자는 수차례 타석에 서면서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가 해부당한다. 약점이 노출되면 상대는 이를 집중적으로 파고든다. 외국인투수의 경우 대부분이 한국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다. 신체적으로 한계와 마주하며 한국을 떠난 후 수술대에 오르거나 재활에 매진한다.
물론 3년차에도 활약을 이어가는 외국인선수도 있다. NC 드류 루친스키는 올해도 에이스로서 선발진을 이끈다. LG 케이시 켈리 또한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한다. 키움 에릭 요키시는 잠시 주춤했다가 정상궤도에 올랐다. 두산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3년 연속 190안타 이상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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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선수 30명 중 한국에서 가장 오래 뛰고 있는 이는 키움 제이크 브리검과 SSG 제이미 로맥이다. 둘 다 올해 한국에서 다섯 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외국인선수는 기본적으로 KBO리그 생존을 목표로 삼는다. 브리검과 로맥은 코리안 드림을 이뤘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