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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주재 폴란드 대사관의 보호를 받고 있는 벨라루스의 육상선수 크리스티나 치마누스카야./BBC 캡쳐

[스포츠서울 박병헌전문기자] 2020도쿄 올림픽에서 본국으로 강제 송환 위기를 겪었던 벨라루스 출신의 미녀 육상 단거리 선수 문제가 외교적인 문제로 번질 조짐이다. <스포츠서울 2일 보도>

영국의 BBC 방송은 벨라루스의 육상 선수 크리스티나 치마누스카야가 강제 본국 송환을 피하고 현재 도쿄 주재 폴란드 대사관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3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치마누스카야는 일본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호텔에서 하룻 밤을 보냈고, 현재 신변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치마누스카야(24)는 당초 3일 여자 200m 예선에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코칭 스태프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돌연 5일 열릴 여자 계주 400m 경기에 조정된 뒤 하네다 선수단의 지시에 따라 하네다 국제공항으로 끌려가 강제 송환될 위기에 몰렸으나 극적으로 일본 경찰의 보호를 받게 됐다. 폴란드 정부는 이 소식을 접한 뒤 치마누스카야에게 인도적 비자를 발급했다.

치마누스카야가 신변의 안전에 위협을 느낀다고 밝힌 이 사건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도 보고돼 진상 조사에 나섰다. 치마누스카야는 폴란드로 정치적인 망명을 요청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여 국제 외교문제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그는 코치들의 태만을 비난한 죄로 강제로 공항으로 끌려갔으며, 자신의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그의 남편은 이 소식을 듣고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로 피신했다. 폴란드 바르샤바에 본부를 둔 벨라루스의 한 야당 정치인은 그는 폴란드에서 치마누스카야와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994년부터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통치해 온 벨라루스가 다시 한번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논란이 된 루카센코 대통령의 재선에 대한 전국적인 항의가 경찰에 의해 격렬하게 진압되었고,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 중 일부는 각 종목의 국가대표 선수들이었다. 이들은 재정 지원을 박탈당한채 국가 대표팀에서 제외되고 구금되는 사태까지 번졌다.

폴란드 외무부는 치마누스카야가 도쿄 주재 폴란드 외교관들과 직접 접촉하고 있으며 폴란드 정부는 “그가 스포츠 활동을 계속하는데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지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벨라루스 선수단은 치마누스카야가 자신의 감정 상태 때문에 팀에서 제외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폴란드 정부의 결정에 대해 아직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bhpark@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