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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메츠 내야수 하비에르 바에즈가 지난 30일 워싱턴과 홈경기에서 홈런을 친 후 엄지내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뉴욕 |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뉴욕이 뉴욕 메츠 2루수 하비에르 바에스의 홈런 후 ‘엄지 내림(Thumbs down)’ 행위로 시끄럽다.

바에스는 지난달 30일(한국시간) 시티필드에서 벌어진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4회 홈런을 터뜨린 뒤 홈플레이트 밟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팬에게 보란 듯이 엄지 내림 동작을 했다. 팬에 대한 도발 행위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아들을 대동하고 팬이 그동안 자신에게 보낸 야유에 대한 메시지였다고 말했다.

급기야 샌디 앨더슨 야구단 사장은 바에스의 행동 후 성명서를 언론에 배포했다. 앨더슨 사장은 “바에스의 발언과 그와 같은 의도를 가진 다른 선수의 어떤 행동도 용납하지 않겠다. 메츠 팬이 팀의 최근 성적에 실망하는 건 당연하다. 그들은 실망감을 표현할 권리가 충분히 있다. 야유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선수를 비난하고 팬을 옹호했다.

뉴욕의 모든 신문도 바에스의 도발 행위를 헤드라인으로 뽑았다. ‘뉴욕 데일리뉴스’는 바에스의 엄지 내림 사진과 함께 ‘메츠:팬 지옥이나 가라(METS:GO TO HELL, FANS)’는 자극적인 제목을 뽑았다. ‘뉴욕포스트’는 ‘엄지 전쟁(THUMB WAR)’으로 표현했다.

메츠는 스티브 코헨 신임 구단주가 적극적인 투자로 올해 플레이오프(PO) 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으로 꼽혔다. 그러나 에이스 제이콥 디그롬의 장기 부상과 타격 침체로 PO 티켓 확보가 거의 불가능하다. 팬은 이에 분노하면서 클리블랜드에서 이적한 유격수 프란스시코 린도어와 7월31일 트레이드 마감 때 영입한 바에스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야유하고 있다. 둘은 푸에르토리코 출신이다.

바에스는 지난달 1일 메츠 데뷔전에서 홈런을 터뜨려 팬의 기대를 잔뜩 모았다.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가 된다. 그러나 이후 부진과 한 차례 부상자명단에 오르면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는 메츠에서 1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10 4홈런 7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스포츠에서는 홈 팀 선수가 홈 팬으로부터 ‘Boo~’하며 야유받는 것을 치욕적으로 받아들인다. NFL 피츠버그 스틸러스를 4차례 슈퍼볼 정상에 올려 놓은 쿼터백 테리 브래드쇼(현 FOX-TV 해설자)도 현역 막바지 부진했을 때 홈 팬의 야유를 거세게 받았다.

MLB의 가장 위대한 타자 중 한 명이자 보스턴 레드삭스의 상징적인 인물인 테드 윌리엄스도 마찬가지다. 그는 MLB사에 은퇴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을 때린 강타자다. 1960년 9월28일 펜웨이파크에서 홈런을 터뜨렸다. 그러나 윌리엄스는 홈팬의 환호에 대응하지 않고 더그아웃으로 쏜살같이 들어갔다. 마지막 경기였지만 커탠콜도 받지 않았다. 이전에 홈팬이 야유를 보냈다는 이유 때문이다.

바에스는 시카고 컵스에서 8년을 화동했다. 메츠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뉴욕은 메츠를 포함해 양키스, NBA 뉴욕 닉스, NFL 뉴욕 자이언츠 등이 있는데 슈퍼스타도 부진할 때 홈팬의 야유를 받는다. 다만 다른 프랜차이즈는 얌전한 편이다. 컵스는 2016년 108년 만에 우승하기 전까지 지는 경기가 수두룩했다. 하지만 팬은 선수에게 좀처럼 야유를 보내지 않았다. 컵스는 그래서 ‘사랑스러운 루징 팀(lovable losing team)’으로 불렸다.

바에스와 린도어는 문화가 완전히 다른 뉴욕에서 혹독한 시련을 겪는 셈이다. 바에스의 이번 행동은 시즌 후 FA 시장에서 마이너스 요소다. 팬을 적대시하는 선수를 구단으로서는 선뜻 받아들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