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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최민우 기자] 예비 프리에이전트(FA) 최재훈(32)이 따뜻한 겨울을 맞이할 수 있을까.
한화 안방마님 최재훈은 공수에서 맹활약을 이어오고 있다. 포수로서 투수를 리드하는 건 물론, 공격에서도 첨병 역할을 한다. 한화는 최재훈을 2번 타순에 배치하면서 짜임새를 갖추게 됐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부침을 겪었지만, 최재훈은 어느덧 제 자리를 찾은 듯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그는 올해 정규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게 되는데, 팔방미인으로 거듭나며 자신의 주가를 높이고 있다.
무거운 장비를 메고 경기를 치르는 탓에, 포수는 체력 소모가 극심하다. 때문에 하위 타순에 배치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NC 양의지처럼 출중한 타격 능력을 갖춘 포수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대부분 포수들은 타격보다 수비에 집중한다.
그러나 최재훈은 그럴 수 없었다. 리빌딩을 거치고 있는 탓에 팀 타선이 어느 때보다 약해졌다. 특히 2번 타자 고민을 지우지 못했고,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최재훈을 상위 타순에 배치하게 됐다. 최재훈의 선구안이 좋다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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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재훈은 사령탑의 믿음에 보답하지 못했다. 전반기 때만 하더라도 63경기에서 타율 0.226 장타율 0.323 출루율 0.368에 그쳤다. 하지만 올림픽 휴식기 이후 더 강해졌다. 42경기에서 타율 0.345 장타율 0.453 출루율 0.472를 기록했다. 최재훈이 2번 타순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한화는 정은원~최재훈~하주석~노시환~페레즈~김태연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타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최재훈의 가치는 수비에서 더 빛이 난다. 프레이밍, 블로킹 등은 물론 도루 저지 능력도 갖췄다. 최재훈의 도루 저지율은 0.298로, 100경기를 소화한 선수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자랑한다. 1위는 양의지(0.381)다.
공수 겸장으로 거듭난 최재훈이 있어 한화는 포수 잔혹사를 끊을 수 있었다. 2012년 신경현 이후 두각을 드러낸 포수가 없었다. 조인성, 차일목 등 베테랑 포수들을 영입해 급한 불은 껐지만, 기대치를 밑돌았다. 그러나 2017년 4월 내야 유망주 신성현을 두산에 내주고, 20대 젊은 포수 최재훈을 트레이드했다. 이글스 합류 후 최재훈은 곧바로 주전으로 거듭났고, 한화의 안방을 든든하게 지켜왔다.
올시즌 종료 후 최재훈은 생애 첫 FA를 취득한다. 포수난에 허덕이는 팀들이 탐낼만한 자원이다. 한화에게도 최재훈은 반드시 잡아야 하는 대상이다. 경쟁팀이 붙을수록 몸값은 올라가기 마련이다. 최재훈이 어느 때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miru0424@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