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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코로나19 충격파로 1년 미뤄진 제18회 파리 세계검도선수권대회가 전격 취소됐다.
국제검도연맹(FIK)은 최근 화상으로 대의원총회를 겸한 이사회를 열고 각국연맹 회장으로 이사 동의를 얻어 2022년 5월 중 예정한 세계검도선수권을 치르지 않기로 했다.
전 세계 최고 검객이 겨루는 세계검도선수권은 지난 1970년 일본 도쿄 초대 대회를 시작으로 1979년 일본 삿포로 대회부터는 3년 주기로 열렸다. 지난 2018년 17회 대회는 인천시에서 열러 1988년 서울 대회 이후 30년 만에 한국이 개최한 적이 있다. 18회 대회는 프랑스 파리가 유치, 2021년에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펜데믹 영향으로 각국 대표 선발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여기에 2020 도쿄올림픽도 1년 미뤄져 열리면서 검도 등 각 종목 세계선수권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결국 검도는 수영, 육상 등과 함께 올해 예정된 세계선수권 일정을 2022년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검도는 내년으로 미뤄진 18회 대회를 아예 취소하기로 했다. 검도는 타 종목과 비교해서 실내 공간에서 호구를 쓰고 상대와 지근거리에서 겨뤄야 한다. 백신 접종을 비롯해 사전 방역에 힘쓴다고 해도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매우 높은 종목이다. 한국 남녀 대표팀도 최근 정상 훈련을 시행하지 못하는 가운데 다른 나라도 여의치 않다. 또 개최국 프랑스 파리 사정도 한몫한다. 장태황 대한검도회 사무처장은 “파리가 2024년 하계올림픽도 유치하지 않았느냐. 기존 세계검도선수권을 치르기로 한 경기장에서 올림픽 경기도 예정돼 있다”며 “(올림픽까지) 개보수를 거쳐야 하고 국가지원금도 줄어드는 상황이라 검도선수권을 유치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FIK는 결국 이런 모든 사정을 종합해 18회 대회 취소 결정을 내렸다. 세계검도선수권 역사상 감염병 여파로 대회가 취소된 건 처음이다. FIK는 각국연맹을 통해 19회 대회 유치 신청을 받고 있다. 다만 대회 개최 시기를 두고 2023년으로 할지, 파리올림픽 다음 해인 2025년으로 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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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FIK는 코로나 시대에 맞게 최근 경기 방식에 일부 변화를 뒀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코등이(칼자루 맞대기) 싸움처럼 선수간의 몸이 붙는 행위를 금지하게 했다. 본래 코등이 싸움 이후 퇴격 머리·손목·허리 치기 등이 검도의 주요 기술이다. 하지만 FIK의 이런 규정으로 선수들은 붙어있다가도 즉시 떨어져야 해서 당분간 이런 경기 장면은 보기 어렵게 됐다. 대한검도회도 국내 대회에서 코등이 싸움 시간을 최대한 줄이도록 하는 등 FIK 규정을 반영하기로 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