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과 대화하는 수베로 감독
선수들과 대화하는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대전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대전=윤세호기자] “물론 FA 외야수를 영입하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더 크고 중요한 문제가 있다.”

대반전은 없었다. 올해에도 한화는 3할대 승률에 머물고 있다. 지난 26일까지 시즌 전적 49승 81패 11무 승률 0.377을 마크했다. 그렇다고 마냥 실망할 필요도 없다. 야구의 신이 와도 한화를 순식간에 끌어올릴 수는 없다. 일찌감치 리빌딩을 선언했고 주축이 될 선수들의 성장도 진행되고 있다. 하주석, 정은원, 노시환으로 내야진 세 자리를 완성했고 김민우과 강재민은 각각 선발진과 불펜진 기둥이 됐다.

물론 더 많은 선수가 필요하다. 그래서 프리에이전트(FA) 영입 얘기도 꾸준히 나온다. 오는 겨울 특급 외야수가 시장에 나오는 만큼 FA 영입을 통한 전력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나성범, 김재환. 박건우, 김현수, 손아섭, 박해민 중 한 명만 외야진에 자리해도 팀 전력이 상승한다. 지난 겨울 정수빈을 놓친 아쉬움을 만회할 수 있다.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도 FA 영입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FA 영입 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지는 않다는 것도 강조했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 26일 대전 LG전을 앞두고 “물론 FA 외야수를 영입하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더 크고 중요한 문제가 있다”며 “올시즌을 돌아보면 패배한 경기들의 공통점이 있다. 수비와 불펜이다. 외부 FA 영입으로 공격력을 플러스할 수 있지만 우리가 더 경쟁력이 있는 팀이 되기 위해서는 에러를 줄이고 불펜진이 꾸준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내년 필수과제”라고 힘줘 말했다.

한화는 야수진 실책 103개를 기록했다. 리그에서 한화보다 야수진 실책이 많은 팀은 키움(105개) 뿐이다. 선수들의 부족한 수비력을 과감한 시프트로 메우려 했으나 시프트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었다. DER(인플레이 타구 범타 유도율) 0.691로 3위에 올랐는데 선수들의 수비가 향상된다면 DER은 더 끌어올릴 수 있다. 불펜 평균자책점 또한 4.88로 리그 9위에 머물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 롯데전이 좋은 예다. 15-15로 비겼다. 15점을 뽑아도 에러를 꾸준히 하고 불펜 투수들이 무너지면 이길 수 없다”며 “차라리 경기 초반에 승부가 결정되면 충격이 덜하다. 하지만 경기 후반에 상대에게 따라잡히고 역전을 당하는 경기가 반복되면 타격이 정말 크다. 이런 부분을 최소화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화는 지난 23일 사직 롯데전에서 에러 4개를 범했다. 3회초까지 11점을 뽑았고 7회초 3점을 더했는데 7회말 4점, 8회말 5점을 내주며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사라졌고 순위가 상승할 확률도 낮지만 그래도 9점차 리드를 날리고 승리하지 못한 경기에서는 누구도 고개를 들 수 없다.

지도자들은 보통 수비는 상당 부분 훈련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일 년 동안 한화 유니폼을 입은 수베로 감독의 이듬해 캠프 프로그램에 변화가 예상된다. 더불어 다음 시즌 마무리투수로 강재민, 김범수, 정우람 중 누구를 선택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믿음직한 마무리투수는 불펜진 강화를 향한 첫 번째 단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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