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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최민우 기자] “박건우 김재환과 계속 같이 하고 싶다.”
두산은 매년 프리에이전트(FA) 선수 유출 아픔을 겪었다. 왕조 시절을 겪으면서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계속 배출했고, FA를 얻은 이들을 떠나보냈다. 김현수 민병헌 양의지 오재일 최주환 등 수많은 베어스 스타플레이가 스토브리그에서 다른 팀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올해가 끝나면 대형 FA가 또 나온다. ‘잠실 거포’ 김재환과 ‘잠실 아이돌’ 박건우가 생애 첫 FA 자격을 취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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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번 포스트시즌(PS)이 김재환 박건우가 함께 하는 마지막 순간일 수 있다. 외야진 보강을 위해 군침을 흘리는 팀이 많다. 이미 복수 구단이 이번 겨울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알려졌다. 넓은 잠실구장에서 홈런왕을 차지한 김재환의 거포 본능에 주목하는 팀도 있고, 박건우처럼 꾸준히 3할을 때려내는 외야수를 원하는 팀도 있다. 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록 몸값이 높아지는 게 당연하다. 시장논리에 의해 움직인다면, 박건우 김재환의 두산 잔류가 어려울 수 있다.
겨울이면 동료들을 떠나보내야 했던 허경민은 더 이상 이별의 아픔을 겪고 싶지 않다. 그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후반기 시작 전 박건우와 약속한 게 있다. 이맘 때쯤이면 꼭 FA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온다. 친구가 아닌 동료 선수로서 두산의 승리를 이끄는 선수는 박건우 김재환이다. 꼭 같이 하고 싶은 선수들이다”며 “박건우도 정말 남고 싶어하더라. 나도 그런 동료들이 있어야 경기를 할 수 있다. 선수들도 내 마음과 같다”며 구단에 선수단을 대표해 공개적으로 FA 잔류를 위해 노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아예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다. 과거 내부 FA 단속에 소홀했던 두산이지만, 지난 겨울에는 허경민(최대 7년 총액 85억원) 정수빈(6년 56억원) 김재호(3년 25억원) 유희관(1년 10억원) 등을 최대 176억원을 투자해 잔류시켰다. 최소한의 왕조 기틀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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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우 김재환 역시 두산에 반드시 필요한 선수다. 매년 선수 유출과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대기록을 작성하면서 신인 드래프트에서 하위 라운드에서 선수들을 지명해왔다. 그리고 후유증을 올해 절실히 느꼈다. ‘화수분’도 한계점에 이른 상황이다. 이들을 대체할 자원이 없다. 허경민의 바람대로, 두산이 팀 필수 전력 잔류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가을 잔치와 별개로 많은 이들이 두산과 박건우 김재환의 행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miru0424@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