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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K리그2 승격 준플레이오프(PO)에서 아쉽게 밀리며 1부 승격에 실패한 전남 드래곤즈가 마음을 다잡고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을 정조준한다.
전남은 오는 24일 광양전용구장에서 K리그1 소속 대구FC를 상대로 FA컵 결승 1차전 홈 경기를 치른다.
전남은 지난 3일 대전하나시티즌과 승격 준PO에서 0-0으로 비기면서 PO 진출에 실패했다. 정규리그 4위를 차지한 전남은 비겨도 PO 진출권을 획득하는 3위 대전에 맞서 무실점하며 경기를 운영했으나 끝내 득점엔 실패했다.
지난 2018년 K리그1에서 2부로 강등한 전남은 지난 두 시즌 전경준 감독 체제에서 수비 안정화를 꾀하며 ‘실리 축구’로 자리 잡았다. 열악한 스쿼드에도 지난해 리그 최소 실점 2위(25실점)를, 올 시즌엔 최소 실점 1위(37경기 33실점)를 달성했다.
탄탄한 수비는 팀이 이기는 데 가장 큰 기초 공사다. 그런 만큼 장시간이 걸리는 어려운 과정이다. 전 감독은 팀에 ‘빅네임 수비수’는 없지만 최전방부터 수세 시 조직적인 방어망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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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팀이 이기려면 결국 득점이 필요하다. 전남은 최근 모기업 사정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예산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대형 공격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다.
축구계에서 ‘골은 돈 주고 사야 한다’는 말이 나오듯 최전방에서 득점을 해내는 건 지도자 역량 밖의 일이다. 아무리 과정이 훌륭해도 골 결정력 등 공격수의 역량이 부족하면 득점은 나오기 어렵다. 특히 프로의 세계는 ‘완성형 선수’가 모여 겨루는 장이다. 전 감독이 지략가로 불린다고 해도 갑자기 성인 공격수의 기본 자질을 단시간에 끌어올릴 순 없다.
전남은 올 시즌 리그에서 발로텔리(11골)와 이종호(8골)가 최전방에서 나름대로 득점에 이바지했으나 다른 경쟁 팀과 비교해서 공격수의 득점이 풍부하지 않았다. 큰 기대를 모은 사무엘(나이지리아)과 알렉스(브라질)는 각각 4골, 3골에 그쳤다.
그만큼 내년 시즌 1부 승격 재도전을 두고 핵심 과제는 ‘공격수 보강’이다. 그러려면 지금보다 더 나은 규모의 예산 수급이 필요하다. FA컵 우승팀엔 내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이 주어진다. 전남은 비록 2부에 남지만 ACL 티켓을 확보하면 모기업에 더 많은 예산 지원을 호소할 명분을 얻는다. 이전보다 더 빡빡한 일정이 존재하나, 그만큼 더 질 좋은 공격수 영입으로 1부 승격 꿈에 한 번 더 다가설 수 있다.
준PO 이후 휴식기를 보낸 전남은 10일부터 팀 훈련을 재개한다. 결승까지 3주 공백이 발생한 만큼 실전 감각 유지 차원에서 대학팀과 2~3차례 평가전을 추진하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