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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3위 지키기냐 FA컵 우승이냐.
대구FC가 중요한 갈림길에 설 수 있게 됐다. 대구는 지난 6일 수원FC를 꺾고 5경기 만에 승전고를 울렸다. 2연패를 벗어나며 분위기 반전에도 성공했다. 방역 수칙을 어기다 구단 자체 징계를 받은 3명(정승원·박한빈·황순민)없이 승점 3을 확보했다. 이진용, 장성원 등 몸상태가 온전치 않은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이뤄낸 성과였다.
대구는 A매치 휴식기를 보내고 있는데 남은 11월 일정이 타이트하다. 오는 21일 홈에서 수원 삼성을 만나고, 24일에는 전남 드래곤즈와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 1차전을 치른다. 28일에는 전북 현대와 경기도 있다. 홈~원정~홈으로 이어지는 3연전이다. FA컵 결승 상대 전남이 K리그2 소속이긴 하나, 8강과 4강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 현대를 꺾는 저력을 보여줬다.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전남은 FA컵에 올인한다. 무엇보다 전남은 올 시즌 K리그2에서 36경기 33실점으로 최저 실점팀이다. 견고한 수비벽을 세우는 전남이기에 역습을 위주로 하는 대구 입장에서는 까다로운 상대다.
대구는 2018시즌 이후 3년 만에 FA컵 정상 도전에 나선다. 당시 우승으로 첫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땄고, 올해는 첫 ACL 16강 진출이라는 역사를 일궜다. 물론 리그 3위도 놓칠 수 없다. 대구의 구단 최고 성적은 5위다. ACL 진출권도 중요하지만, 구단 역대 최고 성적 기록 경신에도 욕심이 난다. 3위로 파이널 라운드에 돌입했기에 더욱 그렇다. 이병근 감독은 줄곧 “시즌 끝에도 3위를 하고 싶다”며 “선수들에게 (ACL에) 또 도전해보자는 이야기를 한다”고 의지를 드러내 왔다.
선수단 뎁스가 두텁지 못한 대구다. 자칫 11월 3경기에서 결과가 잘못되면, 3위 지키기와 FA컵 우승을 모두 놓치는 최악의 시나리오와 마주할 수도 있다. 시즌 성패가 달린 3경기라고 봐도 무방하다. 대구와 이 감독이 어떤 선택을 내릴까. 시즌 막바지 대구가 최대 고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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