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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LG 스토브리그 영순위 목표는 김현수 잔류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추진해온 구리 매각이 결정됐고 매각 대금도 일부 수령했다. 매각 규모를 고려하면 김현수 잔류는 물론 외부 프리에이전트(FA) 영입도 예상할 수 있다.
LG 스포츠단은 2014년 중순부터 지난 9월까지 구리 챔피언스파크 부지 매각을 진행했다. 2014년 8월 새로운 2군 시설인 이천 챔피언스파크가 완공됨에 따라 구리 시설은 자연스럽게 매각 절차를 밟았다. 예상보다 긴 시간이 걸렸지만 지난 10월 매각 작업이 완료 단계에 들어섰고 최근 매각이 확정됐다. 매수자는 구리시와 개인으로 알려졌는데 LG 스포츠단은 매각 금액 일부는 수령한 상태다. LG 구단 관계자는 17일 “이듬해 2월에는 매각 금액 전부를 받는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따른 구단 매출 저하를 고려한 매각은 아니다. 한 야구계 인사는 지난 9월 “LG 스포츠단과 구리시가 매각 과정에서 풀어야 할 몇가지 문제가 있었다. 최근 그 문제가 해결됐고 거래에 속도가 붙었다”며 “위치가 위치인 만큼 매각 규모가 상당히 큰 것으로 알고 있다. 김현수 FA 재계약에는 문제가 없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LG 구단 관계자도 “타이밍이 이렇게 됐을 뿐 코로나19와 구리 부지 매각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물론 사실상 FA 계약 주체는 구단이 아닌 그룹이다. 계약 규모가 큰 만큼 그룹의 재가가 필요하다. 김현수의 FA 재계약은 물론 외부 FA 계약도 그룹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가능하다. 그래도 스포츠단이 부지 매각으로 목돈을 마련한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 될 확률이 높다. 코로나19로 인해 사실상 무관중 체제로 시즌이 진행됐지만 LG는 2년 동안 몇몇 구단과 달리 따로 대출을 통해 운영자금을 충원하지 않았다. 그룹의 지원을 받아 손실액을 메웠다.
LG 차명석 단장은 김현수의 잔류를 최우선 목표로 두면서도 외부 FA 영입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이전과 달리 외부 FA 영입에 적극성을 비추고 있다.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고 약점인 공격력을 강화할 수 있는 FA를 우선순위로 둔다. LG는 차명석 단장 체제 3년 동안 굵직한 외부 FA 영입은 없었다. 2년 전 안치홍 FA 영입에 관심을 뒀으나 협상은 초기 단계에서 끝났다. 안치홍은 2020년 1월 롯데와 최대 4년 56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2년 보장, 이후 2년은 상호 합의하에 진행되는 계약이었는데 안치홍과 롯데는 지난 7월 플러스 2년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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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LG 구단이 FA 선수의 시장 가치를 얼마나 정확히 판단하느냐다. 과거 LG는 손아섭과 황재균(2017년 겨울), 장원준(2014년 겨울), 장원삼(2013년 겨울) 등 외부 FA 영입을 고려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시장 가치를 명확히 헤아리지 못했다. 2017년 겨울 내심 외부 FA 2명 영입도 바라봤으나 FA 시장 가치는 LG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그러면서 김현수로 한 명으로 시선을 돌렸다. 장원준과 장원삼도 예상 금액을 크게 초과해 협상 테이블 조차 마련하지 못했다.
구단은 FA 협상에 앞서 그룹에 별도 예산을 요청한다. 그룹으로부터 승인을 받고 금액이 시장 가치와 맞아떨어지면 계약이 성사된다. 반대로 시장 가치가 예산을 뛰어넘으면 계약이 이뤄질 수 없다. 김현수, 그리고 외부 FA 계약도 마찬가지다. 구리 부지 매각이 진정한 호재로 작용하기 위해선 구단이 시장 흐름을 정확히 꿰뚫어야 한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