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A77730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기자]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오세훈의 극장골로 제주 유나이티드 사냥에 성공한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붉게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홍 감독은 2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36라운드(파이널A) 제주와 홈경기에서 3-1 쾌승한 뒤 “좋은 플레이에도 동점골을 내줘서 어렵게 가지 않을까 생각했다. 승리보다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기려는 마음을 보여준 게 기쁘다. 2경기 남았는데 조급해하지 않고 잘 준비하겠다”고 웃었다.

울산은 이날 후반 9분 오세훈이 왼발 선제골을 넣었으나 후반 29분 제르소에게 헤딩이 윤일록의 자책골로 연결됐다. 그러나 종료 직전 오세훈이 머리로 두 번째 골을 책임지고 이동경이 쐐기포를 꽂으며 웃었다. 울산은 선두 전북 현대가 수원FC에 2-3으로 덜미를 잡히면서 나란히 20승10무6패(승점 70)를 기록했다. 다득점에서 5골 뒤진 2위를 마크했다.

A38I3276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은 지난 전북과 35라운드에서 2-3으로 패하면서 승점 격차가 3으로 벌어져 16년 만에 K리그 우승이 불투명했다. 하지만 이날 앞서 수원FC가 안방에서 전북을 잡아주면서 희망이 생겼다. 제주를 잡으면 승점 타이를 이룰 수 있었는데, 오세훈의 드라마틱한 결승포로 뜻을 이뤘다. 울산은 수원 삼성(원정), 대구FC(홈)와, 전북은 대구(원정), 제주(홈)와 각각 2연전을 남겨두고 있다. 남은 2경기에서 올 시즌 K리그1 챔피언을 가린다.

홍 감독은 제주에 동점골을 내준 뒤 후반 막판 20분여를 휘몰아친 것에 “좀 더 냉정했으면 했다. 물론 이기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 것이지만, 냉정했다면 더 빠른 기회에서 득점할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했다. 승점 3 획득도 기뻤지만 ‘3골 경기’를 한 것도 의미가 있다. K리그1 순위는 승점~다득점 순으로 가린다. 울산은 전북에 경기 전까지 8골 격차가 났는데 5골로 좁혔다. 오세훈의 두 골 활약이 컸다. 홍 감독은 “중요한 경기에서 두 골을 넣은 건 본인에게도, 팀에도 좋은 일이다. 오세훈이 부상이 있었지만 U-22 팀에서 컨디션 조절을 잘 해온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한편, 이날 패배로 승점 51에 머무르면서 3위 대구FC(승점 55) 추격에 실패한 남기일 제주 감독은 “우리보다 울산이 더 잘한 경기다. 오늘 전북이 졌기에 울산 선수들이 더 힘을 냈던 것 같다”며 “아직 ACL 진출 여지가 남아 있으니까 남은 2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