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4회 안타치고 환호하는 서건창
LG 서건창.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32)이 프리에이전트(FA) 재수를 선택했다. FA 자격을 얻었으나 FA를 신청하지 않았고 그대로 LG 소속 선수가 됐다. 서건창은 12월부터 FA가 아닌 연봉협상대상자로서 LG 구단과 2022시즌 연봉을 놓고 테이블에 앉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5일 FA 신청자 명단을 발표했다. 총 14명의 선수가 FA 시장에 나오는 가운데 서건창을 포함한 5명은 FA 자격을 얻었으나 FA를 신청하지 않았다. 1년 전 초유의 연봉 자진삭감으로 FA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 했던 서건창의 도전도 이렇게 끝이 났다.

흔한 일은 아니다. 서건창처럼 네임벨류가 높은 선수의 경우 한 살이라도 어릴 때 FA를 신청한다. 올해 커리어로우에 가까운 성적을 남긴 서건창이지만 반등 가능성을 고려해 FA 계약을 맺을 수 있다. 2년전 같은 2루수인 안치홍도 공수에서 이전보다 못한 시즌을 보냈으나 롯데와 최대 56억원 계약을 맺었다. 서건창의 하락폭이 안치홍보다 컸고 FA 당시 나이 차이도 있으나 그래도 선수에게 FA는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기회다.

물론 재도전에 성공할 가능성도 있다. 서건창이 반등을 이룬다면 1년 후 LG외에 KT도 FA 2루수 영입을 고려할만 하다. 2루수 골든글러브 출신 박민우가 FA 시장에 나올 수 있는데 박민우의 행선지가 서건창에게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서건창은 최근 3년 동안 OPS(출루율+장타율) 0.741을 기록했다. 2루수 기준 박민우, 안치홍, 최주환 다음으로 높다.

상황이 만만하지는 않다. FA의 가치는 전소속팀 베팅 규모에 따라 결정된다. 이른바 지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의 경쟁구도로 금액이 올라간다. LG는 1년 후 서건창 외에도 채은성, 유강남, 임찬규, 함덕주가 FA가 될 수 있다. 서건창까지 FA가 5명인데 5명 모두에게 최고액을 베팅하는 것은 쉽지 않다.

LG 류지현 감독은 올시즌을 마친 시점에서 서건창을 두고 “계약 문제는 구단에서 맡은 부분”이라면서도 “개인적으로 서건창 같은 유형의 선수를 좋아한다. 서건창은 타석에서 끈질기고 출루도 잘 하고 상대 투수를 어렵게 만든다. 우리 팀에 필요한 유형의 선수”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서건창의 FA 신청을 기정사실로 여겼는데 서건창은 다음 시즌도 류 감독과 함께 한다.

FA 재수 성공 필수조건은 반등이다. 자신도 반등하고 팀도 목표를 이뤄야 FA로서 가치를 인정받는다. 서건창이 류 감독의 바람대로 활약해 LG에서 못다한 과제를 풀어낼지 주목된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