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윈

[스포츠서울 | 남혜연기자]재미와 의미를 다 잡은 완벽한 결말이었다.

‘쇼윈도:여왕의 집’이 지난 18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무엇보다 매주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드라마는 마지막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19일 시청률 조사 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분은 유료방송 가구 기준 10.335%(전국), 9.646%(수도권)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은 물론, 역대 채널A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11.44%(전국), 10.87%(수도권)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쇼윈도:여왕의 집’ 최종회에서는 자신을 가두고 있던 ‘쇼윈도’를 완전히 깨부수고 나온 한선주(송윤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와 함께 신명섭(이성재 분)과 윤미라(전소민 분)는 그들이 지른 죗값을 확실히 치렀다. 끝까지 여왕다웠던 한선주의 우아한 복수는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이날 신명섭은 정신을 잃은 윤미라를 욕조에 빠뜨린 뒤, 그녀의 이름으로 대신 유서까지 쓰며 이를 자살로 위조했다. 같은 시간 한선주는 한정원(황찬성 분)을 노린 신명섭의 함정에 빠져 윤영국(박정학 분)의 습격을 받았다. 모든 것이 신명섭의 뜻대로 되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순간, 상황이 역전됐다. 걱정되는 마음에 윤미라에 집에 간 한정원(황찬성 분)이 물에 잠겨 있는 그녀를 구해 병원에 데리고 갔고, 한선주는 신명섭보다 세 배나 더 많은 돈을 약속하며 윤영국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였다.

이에 한선주는 윤영국의 도움을 받아 신명섭을 쓰러뜨렸다. 이어 한선주의 계획대로 한선주와 윤미라, 그리고 신명섭 세 사람의 삼자대면이 성사됐다. 신명섭은 끝까지 윤미라에게만 책임을 전가했다. 비열하고 치사한 신명섭을 보며 한선주, 윤미라 모두 분노에 휩싸였다. 한선주는 앞서 신명섭이 숨겨 둔 윤미라를 찌를 때 사용한 진짜 칼을 꺼내 놓았고, 윤미라는 “이 사람 내 손으로 죽이지 못하면 평생 후회할 거예요”라며 신명섭과 둘이 남았다.

그렇게 신명섭은 자신이 윤미라를 죽이려고 했을 때 쓴 칼에 죽었다. 윤미라는 신명섭의 죽음에 대한 죗값을 혼자 치르기 위해 한선주를 죽이려다 이를 막는 신명섭을 실수로 찌른 거라고 선을 그었다. 덕분에 신명섭은 아내를 구하려다 죽은 남편으로 포장될 수 있었고 사람들의 애도 아래 장례식을 치렀다.

감옥에서 변호사도 거부하고 홀로 남은 윤미라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 한선주는 그런 윤미라를 찾아갔다. 한선주는 그녀에게 “잘못된 사랑의 대가, 그 죗값 치러. 죽지 말고 살아서 벌받아. 이제부터 제대로 된 너의 인생 살아. 이게 내가 너에게 내리는 벌이야”라며 여왕의 품격이 묻어나는 형벌을 내렸다.

이처럼 평온해 보였던 한선주지만, 전쟁 끝에 가장 큰 내상을 입은 것도 그녀였다. 한선주는 집에서 혼자 구두, 가방 등을 전시한 쇼윈도를 깨부수며 울분을 토했다. 슬픔과 기쁨, 후련함과 먹먹함 등 복잡한 감정에 휩싸인 그녀는 맨발로 거리를 누볐다. 비로소 자신을 가두던 모든 것에서 해방된 한선주의 마지막 표정은 시청자들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로부터 4년 뒤 한선주는 다시 밝고 아름다운 미소를 되찾고 일상을 살고 있었다. 한정원은 라헨의 회장이 됐고 태희(신이준 분)와 태용(박상훈 분)은 이탈리아로 유학을 갔다. 그리고 감옥에서 나온 윤미라는 미혼모 쉼터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한선주와 윤미라가 다시 만났다. 두 사람은 모두 화려한 구두가 아닌 편안한 신발을 신고 있었다. 윤미라는 다시 만난 한선주에게 “한 번도 못한 말이 있는데. 잘못했어요. 그리고 고마워요”라고 제대로 사과했다. 한선주는 “이제 진짜 나를 위해 살 거야”라고 말하며 남들에게 보이는 삶이 아닌,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언제 또 볼 수 있을까요?”라는 윤미라의 질문에 미소로 답하는 한선주의 모습이 깊은 여운을 선사했다.

쇼윈도를 깨고 나와 온전한 자신을 찾으며 비로소 행복해진 한선주와 윤미라의 모습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도 돌아보게 만들었다. 그동안 휘몰아치는 전개로 매주 시청자들에게 정신없는 재미를 선사하더니, 마지막회에는 기획의도까지 충실히 전달하며 끝까지 완벽한 드라마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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