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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IBK기업은행, 이제 고춧가루 부대다.
기업은행은 2일 한국도로공사와의 V리그 5라운드 홈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 승리했다. 리그 2위의 강자를 맞아 승점 3을 고스란히 가져오는 경기를 했다. 시즌 첫 3연승으로 기세를 올리는 데 성공했다.
기대했던 경기력이 나왔다. 최근 컨디션이 좋아 에이스 구실을 하는 표승주가 41.86%의 준수한 공격성공률로 20득점을 책임진 가운데 외국인 선수 산타나가 모처럼 활약했다. 26득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자로 뛰었고, 공격성공률도 62.5%에 육박했다. 김호철 감독 체제에서 라이트로 변신한 김희진도 15득점을 분담했다. 공격성공률이 27.9%로 저조하긴 했지만 레프트 쪽에서 공격이 터졌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무게감이 느껴졌다.
여기에 높이가 좋은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블로킹에서 7대3으로 앞섰고, 서브에이스도 4회로 많았다.
사실 기업은행은 개막 전 우승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전력은 탄탄한 팀이다. 국가대표 김희진과 표승주, 여기에 김수지가 버티고 있다. 조송화가 이탈했지만 멤버 구성을 보면 현재 순위에 만족하기 어려운 팀이다. 이제서야 정상궤도에 올라왔다고 볼 수 있다.
이대로면 기업은행이 후반기 다크호스, 혹은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가능성이 크다. 당장 한국도로공사만 해도 이번 경기 패배로 3위 GS칼텍스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현재 한국도로공사는 승점 54로 GS칼텍스(52점)에 2점 앞서 있다. 기업은행을 잡았다면 최대 5점 차로 벌릴 수 있었지만 승점을 얻지 못하면서 불안한 상황에 놓였다.
지난 경기에서는 KGC인삼공사가 고춧가루를 맞았다. 기업은행이 세트스코어 3-2 승리하면서 승점 2를 가져갔고, 인삼공사는 봄 배구에서 한 걸음 더 멀어졌다. 기업은행을 이기고 GS칼텍스를 조금이라도 따라갔어야 하는데 오히려 패배했다.
지금 기세라면 5위 흥국생명도 마냥 안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흥국생명은 25점으로 19위의 기업은행보다 6점 많은 승점을 획득했다.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간격이지만 두 팀은 아직 두 번의 맞대결을 남겨놓고 있다. 기업은행이 최근 경기력을 꾸준히 보여준다면 순위 상승도 기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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