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TAIN SOCCER ENGLISH PREMIER LEAGUE
토트넘 손흥민이 1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맨체스터 | EPA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맨체스터=장영민통신원·김용일기자] 뛰는 손흥민(토트넘) 위에 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였다. 손흥민이 고군분투했으나 우상의 ‘해트트릭 쇼’ 앞에 고개 숙였다.

토트넘의 ‘믿을 맨’ 손흥민은 1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 맨유와 원정 경기에서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격해 90분 풀타임을 뛰었다. 그는 리그 3경기 연속이자 시즌 13호(리그 12호) 골에 도전했으나 몇 차례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침묵했다. 팀도 2-3으로 져 승점 45(14승3무10패)로 제자리걸음했다. 반면 맨유는 승점 50(14승8무7패) 고지를 밟았다. 이 경기 전까지 토트넘과 맨유는 승점 2 차이로 각각 7위와 5위에 자리했다. 차기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본선 티켓 마지노선인 4위 경쟁에 불이 붙은 가운데 ‘승점 6짜리’ 매치업으로 불렸다.

연속골로 물오른 득점 감각을 뽐내는 손흥민이 해리 케인과 선발진에 합류한 가운데 맨유는 호날두가 공격 최선봉에 이름을 올렸다. 맨유는 지난 7일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1-4 대패했다. 호날두는 고관절 부상을 이유로 출전하지 않았는데 맨체스터가 아닌 고국 포르투갈에 있었다. 자연스럽게 구성원과 불화설이 현지 언론을 통해 나왔다. 그럼에도 이날 선발진에 복귀해 해트트릭 활약으로 팀을 구해내며 존재 가치를 알렸다.

호날두 해트트릭
호날두(왼쪽)가 전반 선제골 직후 동료와 기뻐하고 있다. 맨체스터 | 장영민통신원

Britain Soccer
맨체스터 | AP연합뉴스

토트넘은 초반 손흥민을 앞세워 빠르고 간결한 패스로 맨유를 흔들었다. 그러나 호날두가 전반 10분 만에 페널티박스 정면 25m 지점에서 미사일 같은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토트넘 골망을 흔들며 기선제압했다. 토트넘은 전반 35분 케인의 페널티킥(PK) 동점골로 승부의 균형을 이뤘으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3분 뒤 호날두가 역습 과정에서 제이든 산초의 땅볼 패스를 문전에서 가볍게 오른발로 마무리, 추가골을 터뜨렸다.

토트넘은 후반 맹렬하게 반격했다. 후반 15분 손흥민에게 절호의 기회가 왔다. 데얀 클루셉스키가 페널티 아크 오른쪽에서 내준 공을 문전으로 달려들어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공은 골문 오른쪽을 살짝 벗어났다. 포기하지 않은 손흥민은 후반 26분 페널티 아크 왼쪽을 파고든 세르히오 레길론에게 전진 패스를 넣었다. 레길론의 크로스가 맨유 수비수 해리 맥과이어 발에 맞고 자책골로 연결돼 2-2가 됐다. 일진일퇴 공방전을 이어간 승부의 방점을 찍은 건 호날두다. 후반 36분 코너킥 기회에서 돌고래처럼 솟아올라 머리로 받아넣었다. 올드 트래포드는 열광의 도가니였다.

손
맨체스터 | 장영민통신원

올 시즌 12년 만에 맨유에 복귀한 호날두는 첫 해트트릭을 쏘아 올렸다. 그가 프로 무대에서 한 경기 3골을 해낸 건 지난해 3월15일 세리에A 유벤투스 시절 칼리아리를 상대한 이후 1년 만이다. 이날 리그 10~12호 골을 몰아넣으면서 사디오 마네, 디오고 조타(이상 리버풀)와 득점 순위 공동 2위로도 올라섰다. 또 호날두는 프로 리그(692골)와 A매치(115골)을 통틀어 통산 807골을 기록하면서 국제스포츠통계재단(RSSSF)이 집계한 이 부문 기록에서 2001년 사망한 체코 출신 공격수 요세프 비칸(805골)을 뛰어넘어 1위로 도약했다. 좋은 움직임에도 2% 부족한 마무리를 보인 손흥민으로서는 우상의 ‘특급 마무리’를 바라보며 한 수 배운 시간이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