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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인천공항을 통해 베트남으로 떠난 김상식 전북 현대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인천공항 | 정다워기자

[스포츠서울 | 인천공항=정다워기자] “1,2차전이 중요하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는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베트남 호치민으로 출국했다. 2022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6경기를 위한 일정이다.

상황은 어렵다. 전북은 코로나19로 인해 구스타보, 홍정호, 김문환, 이용, 송범근, 구자룡 등 주축 선수 6명이 함께 출국하지 못했다. 공수에 걸쳐 전력 누수가 심각하다. 이들은 코로나19 회복 여부에 따라 순차적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일단 시드니FC, 요코하마 마리노스와의 경기에는 결장이 불가피하다. 김 감독은 “원활한 선수 구성이 어렵다. 첫 두 경기를 잘 치러야 체력 안배도 하고 로테이션 활용도 할 수 있다”라며 “만만치 않은 조다. 시드니, 요코하마는 ACL에 늘 나오는 팀이다. 호앙 아인 잘라이는 홈 팀의 이점이 있다”라며 쉽지 않은 조별리그가 여정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분위기는 좋다. 전북은 최근 3연승을 챙기며 K리그1에서 경기력과 결과를 회복했다. 11위에서 4위로 도약한 채로 ACL에 나가게 됐다. 김 감독은 “5경기 무승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네 가지를 바꾸자고 했다. 전술, 기술, 체력, 그리고 정신적인 면을 모두 바꾸자고 했다. 5년 연속 우승팀이라고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가 망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으니 과거는 잊자고 했다. 과거는 과거일뿐이니 자존심을 지키자고 했다. 그 후로 선수들의 눈빛도 달라졌다. 전술적으로도 잘 따라왔다. 위기는 항상 오지만 남 탓 하지 말고 자신부터 바꾸려는 모습을 보였다”라며 반전의 비결을 이야기했다.

특히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전술을 바꾼 변화가 적중했다. 김 감독은 “일단 임시방편인데 선수들이 잘 따라와줬다. K리그에는 스리백을 쓰는 팀이 많다. 우리도 일단 스리백을 해서 수비를 강화하려고 했는데 그게 잘 맞아떨어졌다. 앞으로는 포백과 스리백을 둘 다 쓸 수 있을 것 같다. 전술의 폭이 넓어졌다”라고 말했다.

구스타보가 빠지는 가운데 일류첸코가 지난 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살아난 점도 고무적이다. 일류첸코는 올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에 빠지며 무득점에 그쳤지만 지난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했다. 김 감독도 “일류첸코 걱정을 많이 했다. 구스타보와 경쟁을 하면서 조급해졌다. 그래도 자신감이 생겼을 것이다. 구스타보가 없는데 일류첸코가 지난 경기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충분히 많은 골을 넣어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전북은 ACL 8강에서 떨어졌다. 어찌 보면 전북에게는 K리그보다 ACL 우승이 더 간절하다. 김 감독도 “이제 ACL에 집중할 시간이다. 예선만 잘 통과하면 토너먼트에서는 충분히 할 만하다고 본다. 지난해보다 올해에는 더 높은 곳으로 가고 싶다”라며 ACL 우승을 위해 전력투구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 감독은 올시즌 초반 부진으로 전북 팬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지금은 위기를 넘겼지만 갈 길은 멀다. 김 감독은 “팬 분들께는 기다려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함께 죄송하다는 말씀도 드린다. 11위로 내려간 것은 감독, 선수, 팬 모두 용납이 안 된다. 저도 14년간 없던 일이라 당황스럽기도 했다. 그래도 믿고 기다려주시면 힘을 모아서 좋은 축구,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약속 드린다”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