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비옹테크와 가우프
Z세대인 이가 시비옹테크(오른쪽·폴란드)와 코코 가우프(미국)가 4일(현지시간) 2022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결승 뒤 시상식에서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파리|신화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굳세게 버티시라(Stay strong), 우크라이나 사람들이여.”

4일(현지시간) 2022 프랑스오픈(롤랑가로스) 여자단식 챔피언에 오른 이가 시비옹테크(21·폴란드)도 정치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날 결승 상대 코코 가우프(18·미국)가 최근 잇따라 발생한 미국의 총기폭력 사고와 관련해 지난 2일 준결승전 뒤 “평화와 총기폭력의 종식”을 호소한 데 이은 Z세대 운동선수들의 사회 참여다.

이와 관련해 BBC 스포츠는 5일 “둘은 1997년과 2010년 사이에 태어난 이른바 Z세대 선수들로 중요한 사회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그들의 플랫폼을 사용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세계랭킹 1위인 시비옹테크는 이날 가우프를 2-0(6-1, 6-3)으로 누르고 35연승 파죽지세를 보였으며, 지난 2월 이후 WTA 투어 6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시대가 활짝 열렸음을 전세계에 알렸다.

그런 그는 이번 대회 내내 지난 2월 러시아의 무력침공으로 고난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기 색깔의 리본을 달고 있었다. 최근 BBC 스포츠 칼럼을 통해서는 “아직도 전쟁중이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상기시키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시비옹테크는 이날 필립 샤트리에 코트(센터코트)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1만5000명 관중 앞에서 “또한 나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전쟁이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강해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틀 전 방송 중계 카메라 렌즈에 ‘평화와 총기폭력 종식’이라는 문구를 새겼던 가우프는 “이가가 연설을 통해 이 이야기(우크라이나)를 꺼낸 것은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그는 이어 “일반적으로 나는 스포츠를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Z세대들이 이전 세대들보다 사회문제에 목소리를 높일 의향이 있는 지에 대해 시비옹테크는 “그것은 개인적인 선택이다. 모든 사람이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약간 더 많은 부담을 주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래서 나는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확실히, 내가 세계 1위가 됐을 때, 말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시비옹테크는 “우리가 이런 문제들을 언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지 그런 문제들을 종식시키기 위해 메시지를 쓰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재임중인 전세계 지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우프도 이틀 전 준결승 뒤, 미국에서 총기사고가 다시 터진 것과 관련해 “아침에 다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난 것을 보고 놀랐다. 사회변화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편하다. ‘스포츠와 정치는 분리돼야 한다’고 사람들이 늘 말하듯이, 우리는 상자 속에 갇혀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그렇다고 말하지만, 동시에 나는 테니스 선수이기 전에 먼저 인간이다. 나는 이런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 문제들에 대해 말할 것”이라고 했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