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방이동=김용일 기자]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25일.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축구계 주요 인사를 만나며 분위기를 살폈다.
이날은 정 회장이 협회 임원 회의를 열기 하루 전이다. 26일 열리는 임원 회의에서 정 회장이 4선 연임 도전에 관한 견해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 회장의 세 번째 임기는 내년 1월21일 끝난다. 4선에 도전하려면 임기 종료 50일 전에 알려야 한다. 12월2일까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4선을 위한 심사 안건을 접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늦어도 이번 주에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정 회장은 출입기자단은 물론 최근 국정감사에서 여야 국회의원이 연달아 ‘4선 도전 여부’에 관해 묻자 “심사숙고해 결정하겠다”고만 답했다. 실제 협회 다수 고위 관계자는 정 회장의 구체적인 뜻을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근래 들어 “정 회장께서 생각이 바뀌고 있다”는 말이 나돈다. 애초 4선을 염두에 둔 행보를 보였으나 최근 여론은 물론 정치권까지 그의 4선 도전에 격앙한 반응을 보면서다. 정 회장이 가족부터 “그만했으면 한다”며 만류하는 분위기여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퍼지고 있다.
협회 한 관계자는 “임원 회의 직후 정 회장께서 입장을 밝힐지는 모르겠다. 아직 그런 분위기가 감지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허 전 이사장은 정 회장에 관한 질문에 소신 발언했다. 그는 정 회장 1기 체제이던 지난 2013~2014년 협회 부회장직을 맡은 적이 있다. 허 전 이사장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협회에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물러난 기억이 있다”며 “정 회장께서는 정말 성실하게 일에 몰두하는 분이다. 축구에 대한 열정이나 사랑을 많이 지닌 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젠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협회에 1년 있었지만 의사 결정 자체가 잘 안됐다”고 말했다.
또 정 회장보다 현장 사정을 스스로 더 잘 안다고 강조했다. 허 전 이사장은 “유스부터 프로까지 우리 현실을 잘 아는 게 내 장점이다. 이게 축구인으로 감히 (회장직에) 도전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