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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조은별기자]가수 이무진은 팬데믹 시대, TV 오디션이 발굴한 최고 스타 중 한명이다.
트로트 오디션의 열기가 한창이던 2020년, 통기타를 든 젊은 청년이 날 것의 목소리로 한영애의 ‘누구 없소’를 부르는 장면은 그 자체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소”라는 첫소절에서 심사위원은 물론, TV를 보던 시청자들의 귓가까지 단숨에 사로잡았다.
뿐만 아니다. 이문세의 ‘휘파람’, 높은음자리의 ‘바다에 누워’, 그리고 조용필의 ‘꿈’까지. 80년대를 수놓은 명곡들이 이제 갓 약관에 접어든 청년의 목소리로 재해석되며 신구세대가 조화를 이루는 진정한 레트로 음악을 구현했다.
그의 등장으로 JTBC ‘싱어게인 시즌1’은 1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즌2 방송까지 이어졌다. 이무진과 시즌1 우승을 차지한 이승윤의 듀엣무대를 여전히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팬들도 적지 않다.
이 방송을 발판 삼아 가요계에 데뷔한 이무진은 지난해 싱글 ‘신호등’으로 음원차트를 강타했다. 비교적 쉬운 멜로디, ‘붉은색 푸른색 그 사이 3초 그 짧은 시간 노란색 빛을 내는 저기 저 신호등’이라는 임팩트있는 가사 덕분에 초등학생들까지 따라 부르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는 지난 1월 열린 ‘제 31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에서 당당히 신인상을 거머쥐며 2021년을 빛낸 신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무진은 스포츠서울 창간 37주년을 맞아 진행한 인터뷰에서 신인상 수상의 기쁨을 강조하며 창간 37년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앞으로 스포츠서울에서 전해주는 좋은 소식을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음원강자답게 최근 KBS2 ‘아기싱어’에서 공개한 ‘횡단보도’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로우틴’에게 인기를 얻는 곡이 글로벌 K팝 송으로 거듭난다는 가요계의 공식처럼 이번에도 초등학생부터 중장년까지 전 세대에 걸쳐 큰사랑을 받고 있다. 이무진은 “아이들과 함께 동요를 만들면서 (아이들 특유의)순수한 시선 덕분에 힐링할 수 있었던 잊지못할 시간이었다”며 방송을 함께 만들어나간 어린이들에게 공을 돌렸다.
‘아기싱어’가 보다 대중적인 접근이라면 JTBC 음악예능 ‘뉴페스타’에서는 음악인 이무진의 본모습을 엿볼 수 있다. ‘뉴페스타’는 공연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꿀 음악전문가들의 페스티벌 심폐소생 프로젝트를 표방한 음악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난 14일 방송에서 이무진은 윤상의‘달리기’를 자신만의 감성으로 소화해냈다. 경쾌한 전자음악이 돋보였던 ‘달리기’는 이무진의 목소리와 어우러진 웅장한 밴드 사운드로 탈바꿈해 다시금 안방에 깊은 감동과 위로를 선사했다. 그는 프로그램에 대해 “가요계 선배들과 같이 공연을 만들어나간다는 점에서 또다른 관전포인트가 될 것같다”고 전했다.
올해 3월 빅플래닛 메이드와 전속계약을 맺었던 이무진은 스포츠서울 37주년 바로 다음날인 23일 오후 6시 첫 미니앨범 ‘룸 Vol.1’(room Vol.1)을 발표한다. ‘신호등’의 인기가 워낙 거세 음원성적에 대한 부담도 클 법하지만 그는 초연했다.
이무진은 “내 노래가 대중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꽤 대중적인 노래들이 공개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만약 대중적이지 않은 노래들을 발표했다면 그렇게 큰 사랑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티스트가 음원을 내는 이유는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한 게 아니라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세상에 공개하는 행위”라고 강조하며 “음원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더불어 함께 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로는 가수 정밀아를 꼽았다. 지난 2020년 발표한 정규 3집 음반 ‘청파소나타’로 2021년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음반’과 ‘최우수 포크음반상’을 수상한 실력파 포크가수다.
이무진은 “기초적인 창작부터 발매 당일까지의 과정들을 세세히 목격해보고 싶다”며 “아무래도 함께 작업보다는 그분의 작업 방식들을 파헤쳐보고 싶은 것에 가까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선배 가수의 작업방식을 흡수해 자신만의 것으로 만드는 욕심, MZ세대 답게 가사를 통해 할말을 하겠다는 당당함, 음원 성적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해도 자신의 음악에 대해서는 장인정신에 가까운 공력을 들이는 열정은 이무진의 새 앨범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들이다.
그는 “다시 한 번 스포츠서울 창간 37주년을 축하드린다”며 “새 미니앨범도 들어봐달라”는 당부를 남겼다 .
mulgae@sportsseoul.com
사진제공|빅플래닛메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