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외계+인 1부_김태리 매체 제공용 사진 (제공_매니지먼트m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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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조은별기자]“나는 최동훈 감독님의 세대교체 카드다. 슈퍼스타만 기용해온 감독님이 젊은 배우의 얼굴을 영화에 사용한다는 건 큰 의미가 있다.”

배우 김태리(32)는 몹시 들떠있었다. 20일 개봉을 앞둔 최동훈 감독의 신작 ‘외계+인’에서 천둥을 쏘는 미스터리한 여인 이안 역으로 관객과 만날 채비를 마친 그는 “최동훈 감독님의 러브콜이 내게 들어온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라며 박장대소했다.

펜싱검에 이어 이번에는 총을 들었다. 총 쏘는 연기는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이어 두 번째지만 액션의 강도가 한층 높아졌다. 김태리는 “‘미스터 션샤인’ 때는 단순히 총을 들고 쏘기만 했다. 이번에는 총을 든 채 발을 차고 한 바퀴 돌고 쏘는 등 화려한 고난이도 액션이 추가됐다”며 “어렵긴 했지만 새롭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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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연기를 위해 액션스쿨에서 연습하는 것은 물론 기계체조까지 배우는 등 공을 들였다. 하지만 김태리는 “나한테는 큰 도움이 안됐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액션 스쿨에서 다양한 무기로 합을 맞추지만 현장에 가면 다 달라지더라. 류준열은 액션스쿨에 안 왔는데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기계체조 역시 (먼저 배운) 류준열의 운동이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또 “와이어를 많이 타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못타서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겁이 없는 편이다. 기회가 된다면 ‘원더우먼’ 같은 작품에도 출연하고 싶다. 검도 들고 총도 들었으니 다음에는 봉을 들어야 하나. 와이어 액션에 기대가 컸고 재미도 느꼈는데 생각만큼 많이 타지 못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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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인 액션연기를 펼친다는 점에서 이안 역은 김태리의 전작 ‘승리호’의 장선장이나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나희도를 연상케 하는 지점도 있다. 하지만 김태리는 “굳이 전작의 이미지를 소비하고 싶지도 않고 연기를 차별화하려고 노력한 부분도 없다. 작품이 다르고 캐릭터가 다르니 당연히 다른 인물을 연기하게 된다”라며 “비슷한 작품을 연달아 선택하면 연기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외계+인’ 현장은 김태리에게 위로와 치유의 공간이 됐다. 그는 “최동훈 감독님은 친구같은 존재”라고 설명하며 “현장 자체를 행복해하는 분이시다. 촬영장의 감독님 모습을 담고 싶어 휴대전화로 촬영해놓았다”고 귀띔했다. 또 함께 촬영한 류준열, 김우빈, 염정아, 김의성 등 또래배우들과 선배배우들에 대해서도 애정과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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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빈의 첫 촬영 때 류준열을 옆에 태우고 직접 대전까지 운전해서 현장을 응원했다. 내 첫 촬영 때는 김의성 선배가 응원와주셨다. 배우들이 자신들의 촬영이 없어도 종종 현장을 방문하며 서로의 기를 나누고 용기를 북돋아줬다.”

‘외계+인’ 현장과 동료들의 소중함은 전작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겪으면서 한층 증폭된 모양새다.

순서상으로 ‘승리호’ 뒤 ‘외계+인’ 촬영을 마치고 ‘스물다섯 스물하나’에 투입됐다. 드라마는 12.6%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 속에 종영했지만 김태리는 종영 인터뷰 당시 눈물을 왈칵 쏟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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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리는 “선배들은 주 52시간 촬영제가 도입돼 예전보다 나아졌다고 하지만 그것만으로 드라마 현장의 힘듦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7개월동안 쉴 틈없이 달리다보니 나를 완전히 잃고, 망가졌다. 이상과 한계의 간극이 벌어졌다. 당시 내가 겪었던 풍파들을 이겨내지 못해 눈물이 났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외계+인’ 홍보는 ‘스물다섯 스물하나’ 이후 한층 단단해진 배우 김태리에게 ‘인생 2막’의 첫발을 내딛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는 “오랜 시간 나를 낮추는 데만 급급하다 드라마 종영 후 타인을 통해 위로받으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지금은 일부러 나를 낮추기보다 동등한 입장에 서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외계+인’은 제대로 사랑받을 줄 몰랐던 내게 온전히 사랑받는 법을 알게 한 작품”이라고 깊은 애정을 표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역시 내게 소중한 작품이다. 가장 힘들었지만 내가 느끼지 못한 감정을 깨우쳐 줬다. ‘외계+인’은 과정이 행복한 작품이다. 내 이상에 닿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행복하게 보고 소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중하다. 난해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한 번 볼 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2번 보고, 3번 보면 자연스럽게 고리가 풀린다.”

mulgae@sportsseoul.com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CJ E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