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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백정현(오른쪽 두 번째)이 26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한화전에서 5회초 이진영의 타구에 정강이를 맞은 후 주저앉았다. 이후 자신에게 다가와 사과하는 이진영에게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스포츠서울 | 포항=김동영기자] 삼성이 중첩되는 악재에 울고 있다. 이번에는 백정현(35)이 강한 타구에 정강이를 맞아 조기에 강판됐다. 단순 타박 진단이 나왔지만, 다음 등판에 여파가 갈 수 있다. 만약 백정현이 안 된다면 삼성은 오프너 전략을 써야할 판이다. 그만큼 선발이 없다.

백정현은 26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4.1이닝 6피안타 1사구 2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11패째다. 1승이 멀고도 험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지난 등판과 결이 다르다.

백정현이 못해서 조기에 내려온 것이 아니다. 4회까지 2실점만 하면 잘 막았다. 5회 첫 타자 이진영의 타구가 백정현 쪽으로 향했고, 정강이를 직격했다. 백정현은 곧바로 주저앉았다. 정현욱 투수코치와 트레이너가 곧바로 올라와 상태를 살폈다.

자신에게 다가와 인사를 하는 이진영에게 손을 들어 괜찮다는 표시를 하기는 했다. 더 던지고 싶은 듯했다. 그러나 정 코치가 말렸다. 그대로 강판. 곧바로 병원으로 이동했다.

투구수가 70개에 불과했다. 수치상 6회 혹은 그 이상도 가능했다. 6이닝 2실점으로 막았다면 퀄리티스타트(QS)다. 결과적으로 삼성 타선이 2점을 냈기에 패전이 아니라 여차하면 승패 없음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경기다. 불운이 또 한번 백정현을 덮쳤다.

X레이 결과 골절 없이 단순 타박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삼성 입장에서는 천만다행이다. 그러나 백정현이 다음 등판인 31일 롯데전 선발 등판할 수 있을지 여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예를 들어 부기가 심하다면 제대로 준비가 안 된다. 자연히 경기도 어렵다.

가뜩이나 선발이 부족한 상황이다. 데이비드 뷰캐넌이 엄지손가락 골절상으로 빠졌는데 백정현까지 부상. 현 시점에서 선발진 ‘상수’라 할 선수는 알버트 수아레즈-원태인 2명 뿐이다. 허윤동이 호투를 펼치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나 아직은 ‘미지수’ 쪽에 가깝다. 뷰캐넌 자리를 메울 황동재도 롤러코스터를 탔던 선수다.

26일 한화전을 앞두고 허삼영 감독은 “백정현은 오늘 등판 후 31일 일요일에 다시 들어가는 것으로 예정을 잡고 있다. 일단 오늘 경기를 봐야할 것 같다. 우리가 선발 자원이 많지 않다. 좋은 투구를 해서 흐름을 이어갔으면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다른 선발투수를 또 만들어야 한다. 양창섭이나 이재희가 퓨처스에서 투구수를 늘리는 과정을 밟고 있다. 언제 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준비가 된다면 언제든 올려서 쓸 수 있다. 1군에서 던질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선수다. 빨리 좀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은 있다”고 설명했다.

선발 부족을 토로했는데 백정현까지 부상을 입었다. ‘뎁스’ 구축이 필요한 이유다. 뷰캐넌 자리는 황동재로 메우기로 했는데 백정현의 대안은 딱히 보이지 않는다. 아예 불펜 데이를 하는 것도 방법인데 현재 삼성 불펜에 믿을 만한 투수가 몇 없다. 진퇴양난이다. 시즌 내내 부상에 울고 있는 삼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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