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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영민 울산 U-17 감독. 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천안=강예진기자] “지치면 지고, 미치면 이긴다고 했죠.”

현영민 감독의 한마디가 선수들의 간절함을 끌어냈다.

현 감독이 이끄는 울산 U-17(울산 현대고)은 28일 천안축구센터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그라운드.N K리그 유스 챔피언십 고등부 U-17 결승전에서 성남 U-17(풍생고)을 2-0꺾고 통산 3번째이자 2016년 이후 6년 만에 축포를 터뜨렸다.

의미 있는 우승이다. 올해 지도자에 첫 발을 들인 현영민 울산 감독은 데뷔 첫 시즌에 ‘우승 훈장’을 단 셈이다. 경기 후 만난 현 감독은 “아직 얼떨떨하다. 우승 감독 만들어 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사실 처음에는 자신 있었는데 대회에서 깨지다 보니...”라고 웃으며 “경기 운영, 선수 기용 등을 수정해갔다. 코칭 스태프 모두가 도와줘서 잘 맞아떨어졌다”고 공을 돌렸다.

이날 울산은 전반부터 흐름을 탔지만 골문을 열지 못했다. 0-0으로 전반을 끝낸 후 현 감독은 선수들의 투쟁심을 돋웠다. 현 감독은 “24시간 채 지나지 않아 경기를 치러 체력 문제는 어느 정도 예상했다. 전반전이 끝난 후 ‘지치면 지고 미치면 이긴다’고 이야기했더니 선수들이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뛰었다”고 돌아봤다.

첫 지도자 생활, 시행착오가 많을 법하다. 현 감독은 “나는 굉장히 열린 지도자라고 생각하고, 소통에 중점을 두는 편이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는 자유와 아이들이 생각하는 자유에 괴리감이 있더라. 시즌 초반보다 자유를 주고 있지만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점차 잘 녹아들고 있다”고 했다.

강조하는 건 두 가지다. ‘밸런스’와 ‘속도’. 그라운드 위에서뿐만 아니라 경기 외적으로도 적용되는 바다. 현 감독은 “밸런스와 공수 전환 속도, 그리고 생각의 전환 속도를 강조하는 편이다. 축구장 안에서만이 아니라 인생에서도 마찬가지다. 화두는 밸런스와 속도다”라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현 감독은 “앞선 대회에서는 조기 탈락했다. 클럽하우스에 들어가기가 미안하더라. 오늘 이렇게 우승 감독 만들어줘서, 지치지 않고 뛰어줘서 고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