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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조은별기자]배우 정우가 가족에 대한 책임감으로 똘똘 뭉친 ‘K가장’으로 돌아왔다.

그는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모범가족’에서 파산과 이혼위기에 처한 평범한 가장 동하로 카메라 앞에 섰다. 유약하고 무능한 동하는 우연히 마약조직의 돈에 손을 댔다가 마약운반책으로 이용당하며 우여곡절을 겪는다.

지난 2016년 동료 배우 김유미와 결혼해 슬하에 7세 아들을 둔 정우는 “아버지가 된 이후 이런 상황을 연기하니 가슴 아팠다”며 “가족을 지키려는 가장의 입장이 안쓰러우면서 공감이 갔다”고 말했다.

“극 중 동하는 ‘내가 해결할게’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제대로 해결하는 일이 별로 없는 답답한 인물이다. 그런 사람 앞에 갑자기 극한의 상황이 펼쳐진다. 체육학과 출신도 아니고, 책만 보며 교수를 꿈꿨던 평범한 소시민인 동하는 ‘슈퍼히어로’같은 힘도 내지 못할 것 같다고 판단했다.”

우리 주변에서 볼 법한 왜소하고 힘없는 가장 연기를 위해 체중감량부터 했다. 평소 71㎏까지 유지했던 몸무게를 66㎏까지 뺐다. 원래 체지방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감량과정이 마냥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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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살을 빼니 산 넘어 산이었다. 밤샘 뒤 전력질주를 했다가 대자로 뻗었고 산 채로 땅에 묻히는 장면을 찍기 위해 쏟아지는 흙을 온 얼굴에 받아냈다.

그는 “대본을 읽을 때는 ‘땅에 묻힌다’, ‘땅을 판다’, ‘돈을 들고 도망친다’ 정도로 지문이 짧아 걱정하지 않았는데 막상 영상으로 표현하는 과정은 어려웠다”며 “건달도 아니고, 액션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슈퍼히어로가 아니다보니 만만하게 보다 큰 코 다쳤다. 앞으로 대본을 꼼꼼히 체크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웃었다.

“동하가 사람들에게 쫓기는 신을 촬영할 때였다. 매매상가 단지의 영업을 마친 새벽 시간에 촬영했다. 이미 낮 촬영 이후 체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 전력질주하기 힘들었다. 결국 바닥에 대자로 뻗었다. 당시 촬영 초반이라 ‘갈 길이 구만리인데 이거 쉽지 않겠다’는 걸 깨달았다.”

땅에 파묻히는 신을 찍을 때의 공포감을 표현할 때는 저절로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는 “실제로 크레인으로 판 땅에 묻혔다. 얼굴 위로 흙과, 흙 사이에 섞인 돌덩이들이 떨어지는데 리얼한 장면 포착을 위해 몸을 비틀거나 고개를 돌리지 못했다. 숨이 차고, 극한 감정에 몰린 상태에서 연기하다보니 실제 동하감정을 느끼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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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은 고난의 연속이지만 막상 동하 캐릭터를 접하는 시청자들은 무엇 하나 뾰죽하게 해결하는 일 없는 그의 모습을 ‘고구마’라고 표하기도 했다. 정우는 “동하는 많이 참고 끙끙 앓는 스타일”이라며 “나도 보면서 답답하지 않을까 싶었던 순간들이 있었다. 그래도 ‘호박 고구마로 잘 표현해줬다’는 댓글이 인상깊었다”고 전했다.

정우 자신은 가정에서 어떤 가장일까. 그는 “평균적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가장”이라고 답했다.

“평범하게 사는 게 쉽지 않다고 느낀다. 기준 이상 살면 모범적이라 할테고 기준 이하면 잘 못산다고 하지 않나. 그래서 평균적으로 살기 위해 노력한다. 바라는 게 있다면 가족들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다.”

‘모범가족2’는 시즌2를 암시하는 듯한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다. 정우는 시즌 2출연 가능성에 “또 땅을 파야 하나”라며 “나도 이후 이야기가 궁금하다”고 출연 여부를 열어놓았다.

mulgae@sportsseoul.com

사진제공|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