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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견딜 수 없는 슬픔 속에서도 프로선수로서 책임감을 보였다. 이상헌이 하늘나라로 떠난 어머니께 귀중한 골을 바치면서 축구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부산은 지난 10일 어느 때보다 의미 있는 승리를 맛봤다. 5경기 만의 승리 때문이 아니다. 경기 당일 모친상 소식에도 경기에 나선 이상헌이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기 때문.

득점 후 그는 눈물을 쏟아냈다. 평생 잊지 못할 득점이었다. 이후 검은띠를 두른 선수들은 함께 모여 조의를 표했다.

경기가 끝난 후 이상헌은 빈소가 마련된 대구로 곧장 향했다. 부산 선수단 역시 빈소를 찾아 그를 위로했다. 박진섭 부산 감독은 “경기 후 특별한 말은 하지 않았고, 위로해줬다”고 이야기했다.

감독의 만류에도 뛰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박 감독은 “그날도 쉬어도 괜찮다고 했는데 본인이 뛰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슬픈 상황에서도 골까지 넣고 이겼다. 그 상황을 다른 선수들도 알고 있었기에 같이 더 뛰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상헌은 “꼭 이기고 싶었다. 어머니는 아프셨다. 경기 전날 보고 싶어서 얼굴 뵙고 왔다. 중요한 경기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서 최선을 다해서 뛰었다”고 눈물을 흘렸다.

올시즌 커리어하이를 쓴 이상헌이다. 27경기에 출전해 6골을 터뜨렸다. 팀 내 최다 득점자로도 올라섰다. 박 감독은 “뭐든 성실하게 열심히 하는 선수다. 기술적으로도 뛰어나기에 적극성이나 수비적인 면만 보완한다면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이상헌을 바라봤다.

구단 관계자는 “슬픔을 추스르고 있다. 12일 발인을 마쳤고, 가족과 시간을 보낸 뒤 14일 오후 다시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