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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배구연맹

[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훨훨’ 나는데 정작 본인은 웃지 못한다. 외인 활약 대비 팀 성적이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득점 2위(72점), 공격 2위(성공률 55.65%), 후위 공격 2위(72.50%). OK금융그룹 외국인 선수 레오의 시즌 초 성적표다. 수치로 보나, 코트 안에서 역할로 보나 더할 나위 없는 활약이다. 외인의 활약에 따라 한 해 농사가 좌지우지되는 게 다반사지만, 이번시즌 OK금융그룹에는 조금 다른 이야기다.

레오의 맹활약에도 팀은 개막 3연패다. 한국전력과 우리카드전에서는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한 채 2경기 연속 셧아웃 패, 직전 KB손해보험 경기에서는 1, 2세트는 먼저 따내면서 시즌 첫 승전고를 울리는 듯했지만 내리 세 세트를 뺏기면서 주저앉았다. 세 경기 동안 레오는 17, 19, 36점을 뽑아냈다. 이 경기 동안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국내 선수는 아무도 없다.

레오는 아웃사이드 히터다. 국내 선수 차지환과 대각에서 합을 맞춘다. 조재성이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서는데, 득점력이 저조하다. 조재성은 3경기 11세트를 뛰면서 16점(성공률 36.36%)에 그치고 있다. 세트당 2점도 안되는 공격력이다. 지난 남자부 신인드래프트에서 뽑은 신호진(3경기 11세트, 19점)도 코트에 서고 있지만 호흡 맞출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해 보인다.

레오 대각도 문제다. 차지환은 부상 복귀 후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도와줄 이가 마땅치 않으니 레오 홀로 공격의 짐을 떠안고 있다. 토종 공격수들의 도움이 필요한 이유다.

특히 디그 이후가 문제다. 지난시즌 오픈 공격 1위(성공률 50.97%)로 순도 높은 성공률을 보였던 레오의 3경기에서 오픈 성공률은 37.50%로 10위다. 세트를 치를수록 체력은 떨어지는데, 결정적인 상황에서 공격을 책임지다 보니,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OK금융그룹은 공격(5위), 오픈(5위), 속공(6위), 퀵오픈(7위), 서브(6위), 블로킹(7위)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하위권에 위치한다.

팀이 개막 3연패를 떠안은 건 2016~2017시즌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개막 5경기 만에 시즌 첫 축포를 터뜨렸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선수들이 하려는 의지가 크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당부했다.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