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골밑슛 넣는 삼성 이원석
서울 삼성 이원석이 2022-2023 프로농구 서울 KCC의 경기에서 골밑슛을 하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첫 시즌에는 기대와 걱정이 공존했다. 재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지만 그렇다고 성공을 확신할 수도 없었다. 비슷하게 큰 기대를 받고 프로 무대에 선 토종 빅맨들이 주춤하는 것도 이들을 우려하게 만드는 요소였다. 하지만 희망이 보인다. 1년차보다 훨씬 나은 2년차 시즌을 보내며 소속팀 핵심선수로 자리잡고 있다. 서울 삼성 이원석(22)과 수원 KT 하윤기(23) 얘기다.

프로젝트가 성공을 향한다. 특히 삼성은 대반전이다. 2021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이원석을 지명했을 때 의심의 시선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1년차였던 지난 시즌에는 기복도 보였다. 슛거리가 길고 민첩성이 뛰어난 것은 빅맨으로서 분명한 장점이었으나 힘으로 외국인선수를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시즌은 많이 다르다. 장점을 극대화했고 약점은 보완했다. 보다 빠르고 강하게 코트를 누비며 외국인 빅맨과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 2대2 전개에 있어 최고 수준인 이정현 영입도 이원석에게 날개가 됐다. 공격에서 1옵션은 아니지만 팀 플레이에 녹아들며 지난해보다 편하게 득점한다.

수비와 리바운드가 특히 발전했다. 지난 4일 고양 캐롯과 경기에서는 21리바운드로 국내선수 역대 네 번째 20리바운드 이상을 달성했다. 비시즌 웨이트의 흔적이 뚜렷하게 보인다. 점점 더 빅맨다운 몸을 갖추고 있다. 드라이브인 후 내리 꽂은 원핸드 덩크슛은 이원석의 시그니처 무브가 될 수 있다. 지난 시즌 9승에 그쳤던 삼성 또한 11경기 만에 6승을 거두며 순항 중이다.

오세근 따돌리는 하윤기[포토]
KT 하윤기가 30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3프로농구 안양KGC와 수원KT의 경기에서 오세근을 따돌리며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안양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하윤기의 발전도 눈부시다. 시즌 전부터 내부적으로 큰 기대를 받았는데 이번 시즌 모습은 기대 이상이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7.5점에서 약 4점이 증가한 11.5점을 기록 중이며 리바운드도 4.7개에서 6.9개로 늘었다. 국내 선수 리바운드 1위로 빅맨으로서 존재감만 놓고 보면 태극마크를 달아도 손색이 없다.

멘탈 또한 강하다. 상대 외국인선수에게 덩크슛을 당해도 다음 수비에서 블록슛으로 응수한다. 과거 김주성이 그랬던 것처럼 수비 하나로 경기를 지배할 수 있는 빅맨이 될 수 있다. 높이만 놓고 보면 외국인선수에게도 밀리지 않는다. 기대 이하의 1라운드를 보낸 KT지만 하윤기가 있어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이원석과 하윤기가 활약하면서 지난 10년 동안 아쉬움이 반복됐던 토종 빅맨 계보가 다시 이어지는 모양새다. 2012~2013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 장재석부터 2013 김종규, 2014 이승현, 2016 이종현까지 모두 역대급 재능이라는 평가를 받고 프로 무대에 섰으나 이들 중 이승현만 꾸준히 활약한다. 2011 1순위 오세근과 이승현 외에는 2010년대 입단한 특급 토종 빅맨은 없다고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이정현과 하윤기의 발전이 반갑다. 국제무대 경쟁력을 고려하면 반드시 필요했던 토종 빅맨이 굵직한 두 번째 시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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