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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l 완주=고봉석 기자] 전북 완주군은 24일 오후 군청 1층 대회의실에서 유희태 군수와 이배용 한지살리기재단 이사장, 서남용 군의회 의장, 학계와 전문가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통한지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학술포럼’을 개최했다.
한지살리기재단 전통한지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단이 주관한 이날 행사는 이동희 예원대 교수의 ‘근현대 한지공동체의 변화-완주한지를 중심으로’ 기조강연에 이어 인미애 전주천년한지관 책임연구원의 ‘생활 속 한지문화’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또 이태영 전북대 명예교수가 ‘출판문화와 한지’에 대해, 김진희 (사)한지개발원 이사장이 ‘한지와 축제’에 대해, 박동진 세계종교문화축제 사무처장이 ‘K-컬처로서의 미국 내 한지 문화의 성장과 발전’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종합토론에서는 ‘유네스코 한지문화 등재를 위한 지역사회와 공동체 참여’라는 주제를 놓고 김삼기 무형문화재위원 위원장과 함한희 무형문화연구원 원장, 이오규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원, 김한섭 대승한지마을 제조장, 김형진 국민대 교수 등이 열띤 토론에 나섰다.
토론자들은 “앞으로 한지 실태조사를 비롯한 한지 전문기관과 한지산업 관련 업체와 연계해 전통한지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지역사회의 관심과 참여, 한지 공동체 육성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특히 완주군 한지의 역사와 현황이 새롭게 주목을 받았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이날 “완주 소양과 동상, 상관, 구이 지역에 종이를 생산하던 지소(紙所) 수십 여 곳이 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근현대 한지제조업 종사 수와 한지 생산량에서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고려 말의 학자인 목은 이색은 시(詩)에서 “완산엔 종이가 있어 넓고 또한 길거니”라고 읊는 등 고려시대에 이미 완주군이 한지의 주요 생산지였음을 시사했다. 또 조선시대의 ‘전주부고지도’에는 전주부성 밖 신리에 외지소(外紙所) 표기가 돼 있는데, 여기서 신리는 현재의 완주군 상관면 지역을 말한다.
이밖에 1944년 평양상공회의소가 발간한 ‘조선지’에는 한지제조업 종사 호수가 나오는 데, 전국 4,310호 중에서 전북이 1,772호로 가장 많고, 전북에서는 완주군이 475호로 최다를 기록하는 등 완주군이 전통한지의 주 생산지였음이 역사적으로 드러난다는 분석이다.
한편 한지살리기재단 전통한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단(이배용 이사장)은 문화예술계를 비롯해 공공기관, 한지장, 한지 관련 기관, 학계 전문가, 정계 인사 등 약 60명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