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거둔 코리안좀비 정찬성
정찬성이 2019년 부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에서 프랭키 에드가에게 TKO로 승리한 후 태극기를 어깨에 메고 환호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 이주상기자] 내년 2월에 개최 예정이었던 UFC 한국대회가 무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격투기계 복수의 관계자들은 “내년 2월 열릴 예정이었던 한국대회가 최근 정찬성이 부상으로 다치며 출전이 어려워짐에 따라 성사가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국은 지난 2015년과 2019년에 서울과 부산에서 UFC 대회를 유치해 커다란 성공을 끌어냈다.

이번에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게 된 게기는 정찬성의 부상 때문이다. 미국에 본부를 둔 UFC는 해외에서 대회를 개최하면 해당 국가의 슈퍼스타를 메인이벤트에 올려놓으며 흥행에 불을 지핀다.

브라질 출신의 전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 글로버 톄셰이라가 내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UFC 283에, 호주 출신의 페더급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가 퍼스에서 열리는 UFC 284에, 영국 출신의 웰터급 챔피언 리언 에드워즈가 런던에서 열리는 UFC 286에 출전하는 맥락이다.

한국에는 챔피언이 없지만, 정찬성은 전세계 팬들이 인정하는 슈퍼스타다. 2019년 UFC 부산대회에서도 메인이벤트를 차지하며 전 라이트급 챔피언 프랭키 에드가를 KO 시켜 팬들을 열광시켰다.

정찬성은 최근 자신의 SNS에 “결과적으로 먼저 말하자면, 어깨 쇄골 뼈가 탈골되면서 2월의 싸움은 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부상관리를 잘 못하는 것까지 실력이라고 항상 말해왔던 저로써..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낍니다. 2월의 싸움에 11월 30일 두 선수 중 한명과 싸우라는 첫 오퍼를 받았습니다. 한국시합이 5개월쯤 전부터 확정이 되었는데 2개월 남은 시점에서 오퍼가 온건 이해할 수 없었고, 이건 UFC가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었던 것을 인정하고 잘 풀었습니다. 다만 한국 대진카드가 전부 나온 상황에서, 오퍼를 준 두 선수 중 한명과 싸우게 되는 건 이 대회가 너무 빈약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서울 시합이 제겐 많이 중요했고 서울 시합의 퀄리티를 높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UFC에서 오퍼를 준 선수들과의 싸움은 한국시합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하겠다고 한국에서 인지도 있는 선수로 구해달라, UFC에 있으면서 처음으로 상대를 거절했습니다. 그리고 12월 2일 라이트급의 네임드들 두 명의 이름과, 오퍼를 준 선수들보다 랭킹이 높은 페더급 컨텐더 이름 한명을 주었습니다. 결국은 한국에서 더 흥행될만한 선수들을 만나게 됐었어요. 누구나 열광할만한 이름이었습니다. UFC가 서울 시합을 얼마나 열고 싶어하는 지 알 수 있었습니다. 상대에 따라 제가 라이트급으로 올라가도 괜찮다고 까지 했었습니다. 12월 2일부터 일은 이렇게 진행이 되고 있었고 조금 의욕이 넘쳤었는지. 12월7일 레슬링 훈련중 어깨뼈가 탈골 됐습니다. 지나온 일들을 설명하는것 외엔 다른 할 말은 모두에게 미안하다는 말 밖에 없습니다. 어차피 부상을 당한 마당에 이런 얘길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만은 당장 제가 격투기를 깊숙이 좋아하는 팬인데, 나와 같은 팬들에게 모순되거나 ,과장된 말들을 믿게하는 것보다 사실을 알게 해주고 싶었어요.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욕을 한다면 이 상황이 저도 너무 힘들지만.. 그 모두에게 진심으로 관리를 못해 죄송하다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나의 부상으로 인해 한국시합이 취소된다면, 가족들 친구들 앞에서 시합할 기회를 날린 한국 선수들에게 정말 미안합니다”라는 장문의 글을 올리며 2월 한국대회에 출전이 어려움을 팬들에게 밝혔다.

정찬성이 이탈함에 따라 대회 개최의 키를 주고 있는 주최사인 CJ엔터테인먼트로서는 난감한 상태다. 비록 정찬성 외에도 박준용, 정다운, 최두호 등이 출전하지만 정찬성에 비해 인지도가 한참 떨어지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여는 만큼 대회는 PPV(Pay-Per-View)로 진행한다. UFC로서도 자신의 가치를 걸고 해외에서 열기 때문에 슈퍼스타의 출전 여부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사안이다.

UFC 부산 대회는 전석이 매진될 정도로 커다란 인기를 끌었다. 링사이드 가격이 90만원에서 120만원 사이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완판을 기록했다.

그만큼 대회를 유치하는 측에서는 경제적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만에 하나 대회를 유치한 후 매진이 되지 못하거나, PPV가 저조하면 주최 측은 커다란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시간상으로 이제 석 달도 안 남은 상태에서 주최 측은 결단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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