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i6a4684
전주 KCC 허웅(오른쪽)이 지난 26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 경기에서 슛을 하고 있다. 제공 | KBL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조력자들이 살아나니 팀 전체가 달라졌다. 시즌 초반 뎁스 문제에서 벗어나면서 에이스는 보다 효율적으로 상대 수비를 공략한다. 당초 기대했던 화끈한 농구를 펼쳐보이며 상위권 도약을 바라본다. 3라운드에서 굵직한 비상을 이룬 전주 KCC와 허웅(29)의 얘기다.

최근 가장 뜨거운 팀과의 대결에서 웃었다. KCC는 지난 26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 3라운드 경기에서 101-85로 승리했다. 5연승을 달리던 팀을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 이번 시즌 두 번째 3연승, 최근 5경기 4승 1패다. 시즌 전적 12승 13패로 5할 승률 회복을 눈앞에 뒀다. 2라운드까지 7승 11패에 그쳤지만 3라운드는 5승 2패다. LG와 함께 3라운드 승률 1위(0.714)에 자리했다.

시즌 초반 고질병이었던 뎁스 문제에 해답이 보인다. KCC는 2라운드까지 허웅, 이승현, 라건아 국가대표 셋에게 전적으로 의존했다. 셋이 나란히 출전시간 30분을 넘기는 경우도 많았다. 그 결과 가장 중요한 4쿼터에서 체력 문제와 마주했다. LG와 지난 2경기 또한 4쿼터에 밀리며 경기를 내준 바 있다.

최근에는 다르다. 정창영과 김지완이 활약하면서 자연스럽게 체력 안배가 이뤄진다. 허웅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더라도 승리할 수 있다.

3라운드 LG전이 그랬다. KCC 전창진 감독은 허웅을 벤치에 앉힌 채 경기에 돌입했다. 허웅을 대신해 정창영과 김지완이 1쿼터부터 코트를 밟았고 교체 출전한 허웅은 만점 활약을 펼쳤다. 정창영, 김지완, 허웅 볼 핸들러 세 명이 부담을 나누면서 허웅은 극강의 효율을 뽐냈다. 24분38초를 뛰면서 23점을 올렸고 야투율은 75%에 달했다. 3점슛 4개 중 3개를 넣은 것을 포함해 전체 야투 12개 중 9개를 성공시켰다.

LG전에 한정된 활약이 아니다. 허웅은 3라운드 7경기 동안 이전보다 적게 출전하면서 더 효율적으로 많이 득점한다. 1라운드 9경기에서 평균 31분24초를 뛰며 15.8점 야투율 42.3%, 2라운드 9경기에서는 평균 31분11초를 뛰며 15.3점 야투율 45.2%를 기록했다. 그리고 3라운드 7경기에서 평균 30분15초 19.7점 아투율 50.0%를 기록 중이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슛을 넣은 후 직접 벤치를 향해 교체 사인을 낼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음에도 최고의 결과를 낸다.

기량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지난 시즌 DB에서 메인 볼핸들러 역할을 수행하며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허웅이다. 그러나 40분 내내 코트를 지배할 수는 없다. 조력자가 필요했는데 정창영과 김지완이 올라오며 KCC 팀 전체의 밸런스도 맞아 돌아간다. 지난 여름 에어컨 리그 주인공이 날개를 달고 코트 위를 마음껏 누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