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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허웅. 사진제공 | KBL

[스포츠서울 | 수원=윤세호기자] 매시즌 자신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 시즌부터 메인 핸들러를 맡았고 이번 시즌에는 상대 에이스를 막는 ‘에이스 스토퍼’ 역할까지 수행한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음을 알지만 두루 팀에 도움이 되는 게 목표임을 강조했다. 전주 KCC 허웅(30)이 롤러코스터 같았던 전반기를 돌아봤다.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숫자만 봐도 그렇다. 지난 시즌 처음으로 경기당 평균 16점·4어시스트 이상을 두루 기록했다. 이번 시즌에도 경기당 평균 16.5점·4.7어시스트로 활약 중이다. 지난 10일 기준으로 평균 득점 부문에서 리그 8위, 팀내 2위, 평균 어시스트 부문에서는 리그 4위, 팀내 1위다.

클러치에서 특히 강하다. 지난 10일 수원 KT전도 그랬다. 마지막 4쿼터에만 10점을 몰아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3쿼터까지는 어시스트 위주로 경기를 풀다가 막바지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다. 경기 후 허웅은 “상대 외국인선수가 헤지를 강하게 들어오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시야가 넓어졌고 반대 사이드에 있는 우리 선수도 잘 보였다. 다른 경기보다 편하게 패스하면서 경기를 운영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공격 하나로 만족하지 않는다. 허웅의 궁극적인 목표는 공수겸장, 공격과 수비를 모두 잘 하는 것이다. 이번 시즌 상대 에이스를 자청해서 막는 경우가 많다.

KCC 전창진 감독은 “웅이 스스로 수비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열심히 수비하면서 전체적인 에너지를 끌어올리고 싶어 한다. 적어도 수비 못한다는 소리는 안 듣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평소 영상을 많이 보면서 연구도 많이 한다. 동료들에게 직접 설명도 한다”고 밝게 웃었다.

허웅은 “자진해서 상대 에이스를 막고 싶다고 할 때가 많다. 사실 쉽지는 않다. 공격에서 하는 일도 많은데 수비까지 하면 확실히 체력적으로 힘들다. 그래도 팀을 위해서 꼭 하고 싶었다. 팀에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마냥 만족할 수 있는 전반기는 아니었다. KCC는 시즌 전적 16승 15패 공동 5위로 올스타 브레이크에 돌입했다. 시즌 전 허웅·이승현 영입에 따른 기대가 컸던 것을 돌아보면 순위표에서 더 높은 위치를 기대했다. 그래도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선수들의 페이스가 올라오고 호흡도 맞는다. 2라운드까지 7승 11패에 그쳤으나 3라운드 6승 3패, 4라운드 4경기 3승 1패로 고무적이다.

허웅은 “돌아보면 아쉬운 전반기였다. 1, 2점차 승부에서 많이 진 게 특히 아쉽다. 하지만 3라운드부터는 쉽게 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우리 팀은 브레이크 이후 더 단단해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비췄다.

위아래로 차이가 크지 않다.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2위권과 2경기 차이다. 물론 7위와도 2.5경기 차이로 안심할 수 없다. 올스타전 축제 이후인 후반기가 진정한 승부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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