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 훈련 2
제공 | 울산 현대

[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기자] “무조건 앞으로 나가지 말고, 인식하면서!”

11일 울산 동구에 있는 미포구장. 2023시즌 ‘K리그1 2연패’를 목표로 하는 울산 현대 ‘홍명보호’가 완전체로 구슬땀을 흘렸다. 전술의 밑바탕이 되는 수비 조직력을 중요하게 여기는 홍 감독은 미니 게임 중 ‘공간 인식’을 화두로 수비부터 압박 타이밍과 속도를 강조했다. 올해 울산에 가세한 U-22 요원 조현택, 장시영 등 어린 선수가 초롱한 눈빛으로 홍 감독을 바라봤다. 스웨덴 출신 새 외인 공격수 구스타브 루빅손과 수비형 미드필더 다리얀 보야니치도 마찬가지다.

울산은 21일 포르투갈 알 가르브 동계전지훈련을 앞두고 클럽하우스가 붙어있는 서부구장과 미포구장을 오가며 몸만들기에 한창이다. 지난 3일 재소집해 새 시즌 대비 돛을 올렸다. 지난 9일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했던 조현우 김영권 김태환이 합류, 완전체가 됐다.

스포츠서울이 훈련장을 찾은 이날 낮 기온은 섭씨 10도가 넘었는데 봄 날씨 같았다. 홍 감독이 새 시즌을 대비해 1월부터 완전체로 동계전지훈련을 시행하는 건 부임 3년 만에 처음이다. 2021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았을 땐 클럽월드컵 출전으로 동계전훈을 2주도 채 소화하지 못했다. 지난해엔 1월부터 월드컵 대표팀의 터키전지훈련으로 주력 요원이 빠져, 밀도 있는 훈련을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2022시즌 17년 만에 K리그 우승컵을 품어 지향하는 축구 색채를 강화할 동력을 얻었다.

울산 현대 훈련
울산미포구장(방어진체육공원)/ 2023 K리그 전지훈련/ K리그1/ 울산현대축구단/ 울산 단체/ 사진 김정수

홍 감독은 “이렇게 여유를 품고 동계훈련하는 건 (울산에 온 뒤) 처음”이라고 웃으며 “선수들에게 지난해 좋았던 점은 이어가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하자’고 키워드를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은 오전 10시30분부터 두 시간 가까이 가벼운 러닝과 볼 터치를 시작으로 5대2, 미니 게임 등을 두루 소화했다. 플레잉코치로 변신한 박주영은 새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 새 얼굴을 두루 챙기면서 함께 공을 찼다. 홍 감독은 “(박)주영이는 선수단, 코치진 양쪽에서 고루 잘해야 한다. 갑자기 코치 역할에만 몰입하면 선수와 관계가 단절될 수 있다. 앞으로 (지도자로) 많이 배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영권과 김태환은 가볍게 몸을 풀다가 별도로 러닝 훈련에만 주력했다. 팀에 합류한 지 사흘밖에 되지 않은 만큼 천천히 몸을 끌어올리도록 했다.

새 시즌 울산 주장 완장은 ‘프랜차이즈 스타’인 수비수 정승현이 찬다. 그는 지난해 전역 후 팀에 합류해 우승에 크게 이바지했다. 홍 감독은 정승현이 성격도 밝고 리더십을 지닌 것에도 주목했다. 군 복무한 김천 상무에서도 주장직을 맡은 적이 있다. 지난해까지 울산 주장으로 뛴 베테랑 이청용은 정승현을 도우며 선참 노릇을 할 예정이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