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비오 \'심쿵 아이컨택\'
비오가 지난달 1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32회 서울가요대상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 래퍼 비오(22·본명 유찬욱)는 지금 힙합계가 가장 주목하는 대세 MZ세대 래퍼 중 한명이다.

지난 2021년 Mnet 힙합 경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10’에서 3위를 기록하며 이름을 알린 비오는 방송에서 들려준 ‘카운팅 스타’와 ‘리무진’은 음원차트를 휩쓸며 화제몰이를 시작했다. 여세를 몰아 지난해 4월 발매한 달콤한 싱잉랩송 ‘러브미’ 역시 큰 흥행을 거뒀다. 톱스타 유재석마저 “내가 비오의 팬”이라고 인증할 정도다.

덕분에 그는 제 32회 서울가요대상에서 ‘R&B 힙합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 지난해와 올 초까지 이어진 시상식 릴레이에서 총 6관왕에 올랐다. 아직 소년티를 벗지 못한 미성, 친근한 멜로디는 비오가 대중적인 래퍼로 우뚝 설수 있게 한 최고 강점이다.

“상을 한, 두개 받을 때까지만 해도 마냥 좋았는데 세 개부터는 부담되기 시작했다. 감사한 마음이 크지만 앞으로가 걱정되기도 한다.(웃음) 더 잘해야 할텐데. 하하.”

[포토] 비오 \'서가대 무대 후끈하게\'
비오가 지난달 1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32회 서울가요대상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대중에게 사랑받은 비오의 곡들은 경험에서 우러나온 통통 튀는 노랫말이 청자의 감성을 건드리며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오의 이름을 널리 알린 ‘카운팅 스타’는 래퍼 빈지노와 함께 쓴 가사가 눈길을 끈다. 조부를 요양병원에 모시고 갔던 날 비오의 감정과 양부를 향한 빈지노의 마음을 솔직하게 풀어 쓴 가사가 유쾌한 리듬과 함께 귀에 쏙쏙 전달돼 큰 사랑을 받았다.

“할아버지를 요양병원에 모셔다 드린 날이었다. 마음이 안 좋았지만 슬픈 곡을 쓰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그 때 그 감정을 포부와 야망을 담아 할아버지에게 들려드리고 싶었다.”

병원에서 사랑하는 손자의 무대를 지켜보던 비오의 조부는 ‘카운팅스타’를 듣고 펑펑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비오는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2018년 ‘쇼미더머니777’에 처음으로 도전한 뒤 ‘쇼미더머니’와 ‘고등래퍼’를 번갈아 가며 출연했다. 늘 다른 사람보다 돋보이고 강해 보이는 랩을 하려 했지만 연거푸 탈락에 탈락을 거듭했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출연한 ‘쇼미더머니10’에서 진정성으로 승부한 게 심사위원들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6수 끝에 얻어낸 결과다.

비오는 “그때까지만 해도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이 곡은 오롯이 진심을 담아 만든 걸 팬들도 느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제 오늘 헤어 어때요?\' BE\'O[포토]
비오가 지난달 19일 올림픽공원 내 KSPO DOME에서 열린 제32회 서울가요대상 시상식에 앞서 열린 레드카펫 무대에 올라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부모님 추억 담긴 지역 ‘아키타’ 배경으로 만든 음원, 母추천으로 발표 결정

힙합계에서 잘 나갔던 이전 세대 래퍼들이 요란한 장신구와 과한 패션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것과 달리 비오는 사랑스러운 외모에 깔끔한 패션, 밝은 멜로디에 실어 보낸 소년미 넘치는 음색으로 동시대 MZ세대를 사로잡았다. 지난 달 19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 32회 서울가요대상에서는 푸들을 연상케 하는 베이비펌 스타일로 레드카펫에 등장해 ‘라면땅’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런 비오의 사랑스러움은 패션처럼 외부에 보이는 모습보다 조부모, 그리고 부모와 각별한 관계를 맺으며 사랑받고 사랑을 줄줄 아는 환경에서 성장한 내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중학생 시절까지 모델과 복싱선수를 꿈꿨던 그가 고교입시를 앞두고 가수로 진로를 전환하자 어머니가 가장 기뻐하시며 물심양면 아들을 지원했다고 한다. 비오는 “평소에도 부모님과 대화를 많이 나눈다. 내가 만든 곡들을 가장 먼저 들려드리곤 한다”고 말했다.

\'귀요미 하트\'^^ BE\'O[포토]
비오가 지난달 19일 올림픽공원 내 KSPO DOME에서 열린 제32회 서울가요대상 시상식에 앞서 열린 레드카펫 무대에 올라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오는 16일 음원 공개를 예고한 ‘아키타’는 고교 시절 썼던 비오의 자작곡으로 그간 사운드 클라우드에 잠들어 있던 곡이다. 비오는 “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 어머니와 함께 이 노래를 듣다가 ‘이런 날씨에 아키타를 발표하면 좋겠다’는 어머니의 권유에 힘입어 팬들에게 들려드리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아버지가 일본어 통역사고 어머니가 일본어 강사다. 두 분은 일본에서 만나 결혼하셔서 일본에 대한 추억이 많다. 어머니는 내가 고등학생 때부터 이 노래를 좋아하셨다. 나는 아키타에 가보지 않았지만 우리나라가 봄날씨여도 추운 지역이라고 들었다. 그런 지역적인 특색이 마치 상대를 향한 내 마음이 봄처럼 따뜻해도 상대방의 마음은 겨울처럼 차가울 수 있다 여겨졌다.”

싱글 음원공개를 결정하며 비트를 겨울에 어울리게 편곡했다. 후렴구의 가사도 손보며 겨울에 어울리는 곡으로 단장했다. 비오는 “봄이 다가오고 있지만 아키타는 아직 겨울이니 팬들에게 빨리 들려드리고 싶다”고 웃었다.

한국에서 시상식 6관왕에 오른 비오의 꿈은 글로벌 진출이다. 비오는 “해외에서 공연할 때 나를 알아봐주고 함께 내 노래를 불러준 팬들의 떼창을 잊을 수가 없다”며 “저스틴 비버, 포스트 말론 등 어린 시절 우상과 협업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꺾이지 않고 도전하는 비오가 있기에 K힙합의 미래가 밝아보였다.

mulga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