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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래리 서튼 감독이 미국령 괌 데데도구장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서울 | 괌(미국)=장강훈기자] “빌드업에 성공해 우승을 따낸 감독으로 기억되고 싶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자신감이 넘쳤다. 스토브리그에서 대대적으로 보강했고, 감독 취임 3년 만에 비로소 싸워볼 만한 팀으로 시즌을 준비 중이다. 훈련여건, 날씨도 좋아 훈련효율도 높다. 서튼 감독은 “5년 뒤일지 10년 뒤일지, 당장 내년일지는 모르겠다. 롯데를 떠나는 날이 오면 ‘팀을 성장시켜 우승까지 일군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 우리는 그럴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미국령 괌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롯데는 오는 18일 훈련을 끝으로 실전을 위해 일본 오키나와로 떠난다. 14일 데데도 스포츠 콤플렉스(데데도구장)에서 만난 서튼 감독은 “선수들이 좋은 에너지, 높은 집중력으로 훈련 중이다. 신체적 능력뿐만 아니라 정신력까지 최고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라이브 훈련으로 성과를 점검했는데, 매우 만족스럽다”고 자신했다. 그는 “지난 3년간 구단이 기초공사를 충실히 해왔다. 올해 부족한 전력을 보강해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 뜨거운 경쟁이 펼쳐진 올시즌, 롯데는 팬들을 놀라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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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유강남이 미국령 괌 데데도구장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에서 송구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실제로 롯데는 스토브리그에서 프리에이전트(FA) 유강남(포수) 노진혁(내야수) 한현희(투수)를 영입했다. 다른 팀에서 방출된 안권수(외야수) 김상수 차우찬 윤명준(이상 투수)도 보강해 선수층을 두껍게 쌓았다. 베테랑이 대거 유입돼 팀 분위기도 바꿨고, 외국인 코치 대신 KBO리그 베테랑 코치들을 주요 보직에 앉혀 팀 색깔바꾸기에도 성공했다. 준플레이오프(PO) 직행을 선언해도 이상할 게 없는 선수 보강이다.

서튼 감독은 “딸들은 내게 ‘바위 같은 사람’이라고 부른다. 이 별칭을 좋아한다. 풍랑에 휩싸인 작은 배에서 믿음을 잃지 않는 담대함을 닮고 싶다. 긴 시즌을 치르면 등락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감독으로서는 흔들림없이 키를 쥐고 있어야 구성원이 모두 생존할 수 있다. 올해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흔들림없이 자리를 지키는 바위처럼 묵묵히 팀을 끌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감독이 우직하게 자리를 지켜내야 코치진을 포함한 선수단과 신뢰가 생기고, 이를 바탕으로 원팀이 된다는 게 서튼 감독의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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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래리 서튼 감독이 14일 미국령 괌 데데도구장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괌(미국)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센터라인을 보강해 경쟁력을 갖춘 점은 서튼 감독이 더욱 ‘강한 바위’처럼 팀을 끌어갈 동력이다. 그는 “유강남은 외국인을 포함한 우리팀 투수와 깊은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한다. 신뢰를 쌓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데, 인간적인 유대감을 바탕으로 클럽하우스, 더그아웃 리더로 팀을 끌어갈 선수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노진혁과 한현희 역시 베테랑답게 후배들을 잘 이끌어 건강한 경쟁으로 팀에 활기를 띠게 만든다는 게 서튼 감독의 진단이다.

그는 “지난해 ‘롯데를 의심하는 사람을 믿도록 만들겠다’는 얘기를 했다. 그러려면 우리가 자신을 믿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리는 이 과정을 지나왔고, 서로에 대한 신뢰로 뭉쳐있다. 스스로 리더가 될 준비를 마쳤기 때문에 올해는 긍정적으로 팀을 믿고 한국시리즈 진출을 목표로 정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수의 진을 친 KBO리그 홈런왕 출신 서튼 감독이 사직발 태풍을 일으킬 채비를 하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