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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가 15일(한국시간) LA 인근 퍼시픽 팰리세이드의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LA(미 캘리포니아주) | AFP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킹’이 바꾼 미국 프로농구(NBA) 역사에 ‘골프 황제’도 자극을 받았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최다승 신기록 경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7개월 만에 PGA투어로 돌아온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8·미국)가 우승을 선언했다.

우즈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퍼시픽 펠리세이즈에 있는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달러) 공식 기자회견에서 “목표는 우승이다. 출전한 선수들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면, 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호스트 역할에 충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귀만으로 골프팬의 눈길을 끌기 충분하지만, 황제의 시선은 단순한 복귀에 머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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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가 15일(한국시간) LA 인근 퍼시픽 팰리세이드의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연습라운드에서 볼을 건네받고 있다. LA(미 캘리포니아주) | AFP 연합뉴스

2021년 2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직후 대형 교통사고로 다리를 크게 다친 우즈는 여전히 걷는데 불편함을 느낀다고 했다. 일상생활은 문제가 없지만, 걷다 서다를 반복하는데다 중심이동, 회전 등을 지속하기에는 완전한 상태가 아니다. 우즈는 “다리 상태는 지난해보다 낫다. 하루하루가 힘겹지만, 힘이 붙고 있다. 지난 몇 달 동안 훨씬 좋아졌다”면서도 “발목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힘이 충분치 않아 걸어서 4라운드를 소화하는 건 내게도 도전”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나는 카림 (압둘자바)의 활약을 지켜보며 성장한 세대다. LA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고 르브론 제임스(38)가 NBA 득점 기록을 경신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그 나이까지 꾸준한 활약을 하고 있다는 점에 놀랍고, 수많은 젊은 선수와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능력에 또 놀랐다”고 전했다. 제임스는 지난 8일 오클라호마전에서 통산 3만 8388점을 돌파해 NBA 개인 통산 득점 부문을 경신했다. 카림 압둘자바가 34년 동안 지켜온 최다 득점 기록을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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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가 15일(한국시간) LA 인근 퍼시픽 팰리세이드의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공식 기자회견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LA(미 캘리포니아주) | AFP 연합뉴스

샘 스니드와 최다승 공동 1위인 우즈로서는 기량이 더 쇠퇴하기 전에 새 이정표를 세우고 싶은 것도 당연하다. 그는 “더는 우승 경쟁을 할 수 없는 때가 올 것이다. 하지만 내 DNA에는 ‘대회에서 홍보대사 역할이나 하라’는 것은 없다. 우승하려고 대회에 나왔고, 잔뜩 녹슨 샷과 몸상태를 깨끗하게 벗겨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20대 젊은 선수가 약진 중인 PGA투어에서 지천명을 앞둔 우즈의 경쟁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건강을 회복하고, 대회에 나설 각오를 다졌다.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훈련도 열심히 했다. 나흘간 매일 걸어서 라운드하지는 못했지만, 차근차근 한 대회를 오롯이 치르기 위해 준비했다. 우즈는 “많은 이가 나를 도왔다. 덕분에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컨디션까지 끌어 올렸다. PGA투어 모든 대회에 나설 수는 없겠지만, 가능한 많은 대회에 출전해 우승 경쟁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골프는 신체접촉이 없는 스포츠다. 내 영웅 아널드 파머는 쉰에도 마스터스에 출전했다. 나는 아직 쉰이 되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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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가 15일(한국시간) LA 인근 퍼시픽 팰리세이드의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연습라운드를 소화하고 있다. LA(미 캘리포니아주) | AFP 연합뉴스

무릎, 허리, 발목 등 수 차례 부상에도 오뚝이처럼 우승을 따낸 우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한다. 2019년 10월 조조챔피언십 우승 이후 3년간 승 수 추가에 실패한 점도 ‘반드시 우승으로 재기하겠다’는 의지를 다진 동력이 됐다. 황제가 돌아왔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