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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모처럼 아드레날린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세계적인 슈퍼스타는 때로 모든 논란을 실력으로 잠재우곤 한다. ‘골프 황제’가 세계적인 슈퍼스타인 이유를 증명했다. 모든 논란이 부상 후 최고 성적에 잠식됐다.
타이거 우즈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인근의 퍼시픽 팰리세이즈에 있는 리비에라 컨트리클럽(파71·7322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달러) 3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1개를 바꿔 4타를 줄였다. 4언더파(67타)는 2020년 대형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 우즈가 출전한 대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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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데이에서 부상 후 최고 성적으로 반등한 우즈는 “아이언 샷 정교함이 좋았다. 퍼팅도 스트로크를 가다듬어 예전 느낌을 조금 회복했다. 부상 후 첫 4언더파를 기록했는데, 아드레날린이 솟아오르는 것을 모처럼 느꼈다. 걸어서 플레이하고 있다는 게 더 좋은 샷이나 퍼팅보다 큰 도전”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날 홍역을 치렀다. 시속 180마일로 323야드에 이르는 괴력 샷을 뽐내던 우즈는 함께 라운드하던 저스틴 토마스의 티샷이 자신보다 적게 날아가자 생리대를 그의 손에 쥐어줬다. 전세계로 중계되는 PGA투어에, 무려 7개월 만에 복귀한 우즈는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의 대상이다. 생각없이 한 장난이 세계 골프팬의 입길에 올랐고, 큰 비난을 받았다. 성 인지 감수성을 논하는 목소리가 나올 만큼 공분을 샀다. 우즈는 “생각없이 한 장난”이라며 “기분 나빴을 많은 분께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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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속에 나선 3라운드에서 전반에만 2타를 줄인 그는 후반 첫 홀인 1번홀(파5·509야드)에서 세계적인 슈퍼스타라는 것을 입증했다. 호쾌한 티샷으로 홀까지 190야드를 남겨두고 아이언 샷으로 핀을 공략했다. 그린에 떨어진 공이 홀컵쪽으로 굴러 공 한 개 가량 차이로 지나갔다. 어렵지 않게 이글을 낚아 박수와 환호를 동시에 받았다.
우즈는 “2라운드 때 퍼팅 실수가 잦았다. 퍼팅 때 훅(왼쪽으로 감기는) 스트로크를 한다는 조언을 받아 오늘(19일)은 오른손을 조금 더 진행방향으로 밀어준다는 기분으로 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예전 감각을 조금은 찾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좋은 칩샷과 퍼팅을 할 수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걸어서 플레이하는 게 내겐 더 큰 도전이다. 다음 대회 출전여부를 생각할 여유가 없다. 당장 내일을 위해 발목에 쌓인 피로를 풀어 남은 18홀을 완주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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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못지않은 스윙 스피드를 내는 비결로 “(다리 부상 탓에)지면 반발력을 100%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코어를 강화하는 훈련을 많이 했다. 하체를 완벽히 이용하지 못할 때는 코어를 활용해 회전력을 높이는 방법이 현실적이다. 힘을 쓰는 방식을 바꾼 것에 적응하는 중이고, 덕분에 오늘 조금 더 정교한 아이언 샷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중간합계 3언더파 210타를 적은 우즈는 공동 26위로 순위를 32계단이나 끌어올렸다. 선두 욘 람(15언더파 198타)과 12타나 차이나지만, 공동 10위 그룹과는 3타 차에 불과해 톱10 진입을 노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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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은 이날 6타를 줄여 맥스 호마(미국)를 3타 차로 따돌리고 PGA투어 통산 10승 달성을 가시권에 뒀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주형(21·나이키)과 임성재(25·CJ대한통운)가 1언더파 212타로 공동 45위에 올랐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