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호원장(바를정한의원)
바를정한방병원 정인호 대표원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황철훈기자] 모든 질병이 다 그렇지만 얼굴이 비뚤어지는 구안와사(안면신경마비)만큼 곤혹스러운 질병도 없다. 일그러진 얼굴은 대인관계를 어렵게 만들고 자존감은 물론 삶의 질을 현격히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특히 증상이 심하지 않고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는 이유로 방치한다면 심각한 후유증으로 오랜 기간 고통을 받을 수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말이 있다. 질병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야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다. 구안와사의 증상과 치료법 등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위해 서울 관악구에 있는 바를정한방병원 정인호 원장을 만났다. 정 원장은 매선(침술의 일종) 치료의 권위자로 특히 구안와사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한의사다.
◇구안와사란 어떤 질병인가

입과 눈이 비뚤어지는 질환 즉 안면신경마비를 뜻한다. 크게는 안면신경 마비가 원인인 말초성 구안와사와 뇌 속의 이상으로 발생한 중추성 구안와사로 나뉜다. 발병률은 1년에 10만 명당 32명꼴로 우리나라 인구 중 1년에 1만6000명 가량이 겪는 셈이다. 발병 후 대부분 자연 치유가 되지만 30% 정도는 후유증을 겪게 된다. 특히 그중 4~5%는 심각한 후유증으로 장시간 고통을 받게 된다. 또한 한번 발병한 환자는 재발할 확률이 일반인보다 200배나 높다.

◇구안와사의 원인은 무엇인가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바이러스가 원인이라고 하는데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바이러스가 원인이라고 하는 근거는 안면마비 환자의 신경조직을 연구한 논문으로 안면마비 환자의 신경조직을 조사했더니 그중 70%에서 단순포진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내용이다. 다시 말해 바이러스가 100% 원인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또 구안와사는 현재까지 유병률의 차이가 없고 지역에 따른 발병률 차이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잦은 변이와 주기적 특성을 가진 바이러스의 특성과도 상충한다.

근본 원인은 면역력 약화다. 스트레스나 과로 불면증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는 60대 이상 노년층은 발병 확률이 높고 회복 속도도 크게 떨어진다. 두 번째로는 중이염 후유증이나 대상포진 등으로 안면 신경에 염증이 유발되는 경우에도 발생한다. 이 밖에도 사고로 인한 외부 충격이나 수술로 인한 안면신경 손상도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또 동맥부종으로 인해 신경이 압박받을 경우에도 종종 발생한다.

◇구안와사를 미리 진단할 수 있는 전조증세가 있는가

이유 없이 목이 뻐근하다거나 귀 뒷부분의 감각이 이상하고 통증이 느껴지면 구안와사를 의심해볼 수 있다. 또 혀의 일부분에서 맛이 느껴지지 않은 경우도 있다.

◇구안와사 후유증은 어떤것이 있는가

가장 흔한 후유증은 연합운동이다. 입을 움직이면 눈이 함께 감기거나 눈을 깜박일 때 입술이 같이 실룩거리는 증상이다. 마비된 쪽 광대와 입술, 콧방울 등이 더 올라가 보이는 ‘안면근 구축’과 눈과 입술 주변 그리고 볼과 턱이 이유 없이 떨리는 ‘안면근 연축’ 증상이 있을 수 있다. 또 얼굴 근육을 움직일 때 특히 식사 중에 의도치 않게 눈물을 흘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일명 ‘악어의 눈물’이란 후유증으로 눈물샘 주변 근육의 불완전 회복으로 발생하는 증상이다.

◇구안와사 병세의 특징과 치료 방법은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구안와사는 전조 증세가 나타난 후 빠르면 2~3일, 보통 1~2주 사이로 급격히 악화되는 특성이 있다. 다만 초기 치료를 한다고 해서 증세가 곧바로 호전되지는 않는다. 대신 증세가 악화되는 수준을 낮추고 빠른 회복을 도울 수 있다. 또한 심각한 후유증도 상당 부분 낮출 수 있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구안와사 환자의 30%가 후유증을 겪는다. 특히 보통 3주 안에 증세가 호전되지 않으면 대부분 후유증을 겪는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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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선침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치료 방법은 침 치료와 물리치료, 온열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아울러 한약 처방이 더해진다. 특히 침 중에서도 매선 치료가 자주 이용된다. 일회성 자극에 그치는 일반 침과 달리 매선은 주삿바늘을 이용해 수술용 실을 피부에 매립함으로써 지속적인 자극을 줄 수 있다. 그만큼 효과가 지속된다는 얘기다. 피부에 자입된 실은 3개월 정도 되면 녹아서 없어진다. 온열치료는 고주파를 이용한 치료방법이다. 고주파가 피부 깊숙한 근육층에 따뜻한 자극을 주게 되면 혈액순환과 대사활동이 활발해져 회복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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