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강남
롯데 포수 유강남(가운데)이 22일 일본 이시가키섬 시영구장에서 열린 지바 롯데와 평가전에서 투수에게 공을 건네고 있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실전 점검의 계절이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10개구단은 대외 평가전으로 실전 감각 조율을 시작했다.

롯데는 지난 22일 일본 오키나와 열도에 있는 이시가키섬 시영구장에서 형제구단인 지바 롯데와 평가전을 치렀다. 나균안이 선발로 나섰고, 잭 렉스가 홈런을 폭발하는 등 3-0으로 기분좋은 승리를 거뒀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훈련 중인 팀도 청백전과 대외 평가전으로 시즌 담금질에 돌입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역시 KBO리그 팀과 평가전을 통해 겨우내 무뎌진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다만 애리조나 투산은 폭우와 우박, 낮은 기온 등으로 평가전이 취소되는 등 고역을 겪고 있다. 실전모드로 전환한 10개구단이 긴장의 끈을 조일 수밖에 없는 시기가 됐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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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채은성이 20일 열린 네덜란드 WBC 대표팀과 평가전에 출전해 안타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스프링캠프는 통상 기술훈련 중심으로 체력을 끌어올린 뒤 실전으로 감각을 쌓는다. 실전을 시작한다는 것은 1군 진입 멤버를 결정하는 단계다. 평가전 초반은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핵심전력보다는 예비전력을 가리는 일종의 오디션인 셈이다. 베테랑들이 출격하기 시작하는 2월말부터는 본격적인 엔트리 경쟁으로 전환한다. 코치진 눈에 들기 위한 각축전이 본격화한다는 의미다.

1, 2군 경계선에 있는 선수들은 오버워크할 수밖에 없다. 스프링캠프 평가전과 시범경기에서는 펄펄 날다가 개막 직후 체력저하로 날개를 꺾어야 하는 선수가 등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버워크는 부상과 직결되는 만큼 각 팀 코치진과 트레이닝 파트가 가장 긴장하는 시기다. 정규시즌 개막이 30여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 부상자가 발생하면 시즌 계획이 틀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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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장필준이 12일 오키나와 차탄구장에서 열린 주니치와 연습경기에 등판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올해는 특히 3월 WBC와 9월 아시안게임 탓에 팀내 주축 선수가 빠져나간채 시즌을 준비하고 치러야 한다. 예년보다 많은 선수가 필요하고, 대체 자원의 경기력이 주전 공백을 지울 수준이어야 한다. 스프링캠프 평가전에서 더 많은 선수가 그라운드에 나설 수밖에 없는데, 이게 또 어린 선수들의 과몰입을 야기한다. 코치진 눈에 드는 것보다 평소 발휘하던 장점을 부각하는 쪽이 1군 진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눈앞의 성과에 매몰돼 몸으로 부딪치는 경우가 잦다.

코치진 입장에서는 젊은 선수가 오버하지 않도록 적절히 브레이크를 잡아줘야 한다. 고삐가 풀리면, 체력저하로 이어지고, 부상이라는 악순환으로 연결된다. 평가전 승패는 정규시즌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사실을 선수가 먼저 인지해야 ‘건강한 시즌’을 치를 수 있다. 이른바 관리의 계절이 찾아왔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