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305_최충연03
삼성 최충연.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스포츠서울 | 오키나와=김동영기자] “이제는 잘해야죠. 다를 겁니다.”

잠시 잊혀졌던 삼성 1차 지명 출신 우완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최정상급 불펜투수로 활약했던 지난 과거를 되찾고자 한다. 잃었던 밸런스도 되찾았다. 최충연(26)이 주인공이다.

현재 최충연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연습경기도 꾸준히 나서는 중이다. 지난 2월28일 롯데전에서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4일 요미우리전에서 1이닝 1실점을 만들었다. 요미우리 간판타자 사카모토 하야토에게 솔로포를 내주기는 했으나, 시속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리는 중이다.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은 듯했다. 최충연은 “캠프 잘 진행중이다. 몸은 다 만들었다. 연습경기에서 던지고 있는데 불펜에서 했던 것처럼 잘 안 되는 부분은 있다. 결과를 떠나 느낌이 그렇다. 힘을 오롯이 못 쓰는 것 같다. 지금은 만드는 과정이다. 불펜에서는 생각하는대로 다 된다. 경기에서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는 잘될 것 같다. 처음 피칭에 들어갔을 때부터 작년보다 좋았다. 따뜻한 곳에서 하니 확실히 좋다. 훈련량이 많을 것이라 해서 걱정도 했는데 막상 하니까 무리한 것도 아니다. 생각대로 잘 만들어지고 있다. 살도 뺐다. 작년 시즌 말미에 98㎏였는데 지금은 90㎏다. 운동을 통해 군살이 빠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230305_최충연02
삼성 최충연.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최충연은 지난 2016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삼성에 입단했다. 대구 출신에, 경북고를 졸업한 루키. 신장 190㎝의 건장한 체구에서 뿜어내는 강속구가 일품이라 했다. 삼성도 계약금 2억8000만원을 안기며 대우했다.

초반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데뷔 시즌 1군 3경기에 그쳤다. 선발로 3경기에 나섰고, 2패, 평균자책점 12.91에 그쳤다. 2017년도 선발로 시작했으나 불펜으로 이동했다. 이후 살아나기 시작했다. 특히 2018년 70경기 85이닝, 2승 6패 16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3.60을 만들며 삼성의 핵심 불펜이 됐다.

문제는 이후다. 2019년 34경기 36.2이닝, 2패 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7.36으로 무너졌다. 2017~2018년 2년간 84이닝-85이닝을 던진 후유증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2019년 당시 최충연은 “공을 던질 때 놓는 포인트가 있는데 잡히지 않는다. 잊어버린 느낌이다. 밸런스 문제다”고 분석했다.

더 큰 일도 있었다. 2020시즌을 앞두고 경기 외적으로 사고를 쳤다. 이로 인해 2021시즌이 통째로 날아갔다. 2020년 11월에는 팔꿈치 수술까지 받았다. 모든 징계를 소화한 후 2022시즌 복귀했다. 38경기 38.1이닝, 1패, 평균자책점 4.70을 만들었다. 나쁘지는 않았으나 좋았던 때와 비교하면 아쉽다.

230305_최충연01
삼성 최충연.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그래서 2023시즌이 중요하다. 박진만 감독도 “최충연이 이번 캠프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 느낀 것이 있는 것 같다. 올해 우리 팀 불펜의 키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규민과 오승환이라는 든든한 셋업맨-마무리 듀오가 있다. 선발이 6회까지 던진다고 봤을 때, 7회가 고비인 셈이다. 이 자리에 최충연이 들어가면 베스트다.

최충연도 알고 있다. “내가 불펜의 키 포인트라고 하더라. 이제는 잘해야 한다. 다른 것은 없다. 몸 상태도 좋고, 아픈 곳도 없다. 수치상 목표는 잡지 않았다. 1군에서 풀 타임을 뛰는 것,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는 것이 먼저다. 중요한 순간 등판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그렇다면 ‘잃어버렸던’ 포인트는 찾았을까. 2022시즌 당시 “속구는 괜찮은데, 변화구가 관건이다”고 했다. 시간이 흐른 지금은 또 다르다. “이제는 다 되찾았다. 그 부분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하고 싶은 대로 된다. 실전에서 잘 던지면 된다”고 설명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