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완벽한 경기를 펼친 후 부상이 재발했다. 어느 때보다 철저히 새 시즌을 준비하며 개막전을 바라봤는데 4월 중순에나 그라운드에 설 수 있다. 비시즌부터 큰 주목을 받았던 LG 파워히터 이재원(24)이 다시 재활군으로 내려갔다.

이재원은 지난 26일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과 시범경기에 앞서 그라운드가 아닌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이날 라인업에 8번 타자 2루수로 이름을 올렸지만 경기 시작 후 왼쪽 옆구리에 불편함을 느껴 이천웅과 교체됐다. 그리고 이날 MRI 검사결과 미세손상이 발견됐다. 회복까지 2주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3월초 검사결과와 동일하다. 당시도 이재원은 미국 애리조나 캠프 막바지 왼쪽 옆구리에 불편함을 느꼈고 한국에서 검진을 받은 결과 똑같은 진단을 받았다.

2주 넘게 회복과 재활을 거치면서 지난 24일 처음으로 시범경기에 출전했다. 그리고 25일 홈런 포함 2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캠프 기간 준비한 타격 메커닉과 타석에서 자세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구단 역사에 전무했던 토종 우타거포를 향한 희망이 그 어느 때보다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다시 연기다. 이재원이 4월 1일 KT와 개막전에서 웨스 벤자민에 맞서는 모습을 그렸던 염경엽 감독의 구상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우타자 송찬의(24)가 있다. 캠프 기간 이재원과 함께 주전 1루수 경쟁을 했고 1루수 외에 2루와 3루도 가능하다. 이재원과 마찬가지로 일찍이 개막 엔트리 진입을 확정지었다.

개막전 선발출장이 처음도 아니다. 송찬의는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6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개막전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2번 지명타자로 출장했다. 그러나 시범경기 예고편이 본편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1군 투수들과 승부에서 변화구 대응에 애를 먹었다. 부상까지 당했고 마땅한 수비 포지션을 찾지도 못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한층 성숙한 모습이다. 타석에서 그렇다. 지난 26일 시범경기까지 볼넷(7개)이 삼진(6개)보다 많다. 2루 수비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1루에서 이재원을 대체할 수 있다. 2년 연속 둘도 없는 기회를 얻은 채 시즌에 돌입하는 송찬의다. 개막전에서 만날 벤자민과는 지난해 마주하지 않았다. 제로에서 다시 시작한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