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부상 트라우마 떨쳐내고 싶다.”

정현은 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서울오픈 챌린저 단식 32강에서 조던 톰프슨(호주·91위)을 만나 0-2(2-6 4-6)로 패했다. 2020년 9월 프랑스오픈 예선 이후 2년 7개월 만에 치른 단식 복귀전이었다.

2018년 호주오픈 단식에서 한국 선수로는 사상 최고인 4강 진출 역사를 썼던 정현은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9월 ATP 투어 서울오픈에 권순우(당진시청·82위)와 함께 복식에 나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는 듯했다. 하지만 다시 허리 부상으로 단식 출전은 하지 못했다.

정현은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코트에) 들어섰는데 걱정스러운 면이 드러나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정상적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점에 있어서는 웃으면서 대회를 마무리해서 감사하다. 실전 감각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기대했던 것만큼은 못했지만 그래도 기분 좋게 생각한다”고 실전 경험에 의미를 부여했다.

정현은 허리 통증이 계속됐고, 복귀 시도를 하다 실패하기로 몇 차례 반복했다. 때문에 정현은 서브 자세도 바꿨다. 그는 “여기서 다 이야기하면 거의 밤을 새워야 한다”라며 “허리에 통증이 없는 동작을 찾아서 코트에 들어섰다. 스텝도 최대한 부드럽게 하려고 했는데 실전에서는 쉽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80~90%에 근접했다”고 자신의 몸상태를 알린 정현은 “격한 움직임을 해야 하는 운동인데, ‘이 공을 치면 내가 아플 텐데’라는 생각도 했다. 이번 복귀를 선택한 뒤에는 통증도 없었고, 트라우마를 이겨내려고 계속 스스로와 싸웠다. 오래 걸리긴 했지만 돌아온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은 긴 공백으로 랭킹이 없다. 서울오픈에도 와일드카드로 출전했다. 정현은 “아직 확답은 못 받았지만 배려해주시면 부산오픈에 출전해 몸상태를 점검하고 다시 한번 투어에 나가겠다. 다만 광주오픈에 나가기엔 3주 연속으로 밀어붙일 자신이 없다. 한국 대회 목표는 좋은 성적을 거두면 보너스고, 그렇지 않다면 트라우마를 떨쳐내는 것이 작은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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