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시즌 초반 50, 60경기는 할 수 있다고 본다. 박명근은 물론 유영찬도 세이브 상황에서 나올 수 있다.”

LG 염경엽 감독이 과감하게 유망주를 기용할 것을 강조했다. 패배 혹은 실패를 두려워해 선수의 잠재력을 막아두는 것 보다는 실패를 각오하더라도 선수들이 잠재력을 터뜨릴 기회를 줄 것을 예고했다. 지난 3일 창원 NC전에서 신인 박명근이 세이브를 기록한 것처럼 유영찬 또한 세이브 기회가 올 수 있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9일 잠실 키움전에 앞서 “(고)우석이 이탈하면서 잃은 게 많지만 얻는 것도 생겼다. 명근이와 영찬이를 얻었다. 우리 팀에 새로운 카드가 만들어졌다. 나중에 우석이도 그렇고 (이)민호, (백)승현이, 그리고 (이)상영이까지 모두 오면 정말 도움이 될 것이다. 7월을 지나 8월, 9월에 더 강한 LG 트윈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염 감독의 말대로 박명근과 유영찬은 고우석 이탈 후 필승조 구실을 했다. 지난 2일 창원 NC전에서 박명근은 승리투수가 됐고 유영찬은 홀드를 기록했다. 그리고 3일 박명근이 승리를 완성하기에 앞서 유영찬이 이틀 연속 홀드를 올렸다. 캠프부터 새로운 승리조를 만든다는 구상이 시즌 초반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

염 감독은‘박명근이 향후 전문 마무리투수가 될 수 있나?’는 질문에 “당연히 될 수 있다. 박명근 뿐이 아니다. 유영찬도 될 수 있다”며 “둘 다 마무리투수가 될 수 있는 좋은 요소를 갖추고 있다. 다만 현재 멘탈에 있어 명근이가 낫다. 명근이는 고등학생 때 처음 봤을 때부터 멘탈이 됐다고 생각했다. 영찬이는 강한 멘탈을 만드는 과정에 있다”고 답했다.

염 감독에게 ‘그렇다면 유영찬도 세이브 상황에서 나올 수 있나?’고 재차 질문하자 “나올 수 있다. 세이브 상황에서 선수를 써야 선수가 성장한다. 쓰지 않으면 선수는 성장하지 못한다. 블론세이브를 해서 우리가 경기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선수에게는 그만큼 경험을 주는 것이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니까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시즌 초반 50, 60경기까지는 이런 운영을 할 수 있다고 본다. 후반에는 이렇게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과거 히어로즈 사령탑 시절에도 젊은 선수를 적극적으로 기용했다. 불펜진이 특히 그랬는데 한현희와 조상우 모두 프로 입단 초반부터 1군 무대에 올랐고 그만큼 빠르게 커리어를 쌓았다.

LG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연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에 올랐다. 여러가지 비결이 있지만 가장 큰 비결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꾸준한 새 얼굴이다. 올해는 박명근과 유영찬이 새 얼굴로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그러면서 토종 선발진과 필승조 모두 20대로 채워지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염 감독은 “박명근, 유영찬은 앞으로 10년, 15년을 필승조로 활약할 선수들이다. 돌아올 백승현도 10년은 활약할 수 있다”며 “감독은 현재 승리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위한 과정도 만들어야 한다. 다음 감독이 와도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현재와 미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을 다짐했다.

한편 염 감독은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 없는 고우석, 백승현, 이민호의 복귀 시점에 대해서는 “우석이와 승현이가 그래도 좀 빠르지 않을까 싶다. 민호는 선발투수니까 과정이 필요하다. 상영이까지 해서 다 오는 시점을 넉넉하게 6월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LG는 홍창기(좌익수)~문성주(우익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김민성(2루수)~박동원(포수)~박해민(중견수)으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아담 플럿코다.

오는 10일 선발투수는 김윤식인데 앞으로 김윤식은 한 달 정도 로테이션을 돌면 휴식기를 보낼 계획이다. 현재 2군에 있는 강효종, 김영준 등이 김윤식이 쉬는 타이밍에 맞춰 1군에 올라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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