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울산=강예진기자] “전북이 아예 (우승을) 포기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울산 현대 수비수 김영권(33)은 개막 12경기 모두 선발 풀타임으로 그라운드를 밟고 있다. 팀 내 베테랑으로서 적지 않은 나이지만, 올시즌 팀이 단독 선두를 질주하는 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

울산은 K리그1 12개 팀 가운데 실점이 가장 적은 팀이다. 12경기서 9골을 허용했는데, 유일한 한 자릿수 실점이기도 하다. 김영권은 9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강원FC와 12라운드 홈경기 무실점 승(1-0)에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경기 후 김영권은 “힘든 상황에서 중요한 승점 3을 땄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경기 풀타임 출전이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지금은 문제없다고 본다. 충분히 팀에서 휴식 시간을 받고 있다. 다음 전까지 4일 휴식이 있다. 지금 상태로는 회복에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대표팀 경기를 뛴다고 하면 정신적으로도 스트레스가 있겠지만 충분히 팀에서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김영권은 “체력적으로 힘들 때가 있긴 하지만, 경기 사이에서 회복 위주로 코칭 스태프들이 잘 관리해주고 있다.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울산은 승점 31로 2위 FC서울(승점 23)과 승점차가 8이다. 지난시즌도 선두를 달렸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김영권은 “선수들이 옆에 있는 선수를 더 생각하는 게 크게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만들어왔는데, 올시즌 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는 듯하다”고 설명하면서 “감독님부터 우리에게 매 경기때마다 동기부여를 주신다. 이 경기뿐 아니라 매 경기에서 우리가 왜 이겨야 하고, 승점을 따야하는지 분명하게 설명해주시고 이유도 확실하다. 그런 것들이 결과로 나오는 듯하다. 스태프들의 믿음도 지속적이기에 잘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대가’ 라이벌 전북 현대는 승점 11로 10위다. 김상식 감독까지 경질됐다. 분위기가 좋지 않다. 그럼에도 김영권은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지난시즌도 마찬가지지만 전북은 초반에 좋지 않은 성적이었지만 올라왔다. 우리와 우승 경쟁도 후반기부터 시작했다. 충분히 그럴만한 선수들과 전력이 있는 팀이다. 전북만의 스타일로 올라올 것이라고 본다. 그럴만한 힘이 있는 팀이라는 걸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라도 승점을 최대한 벌어놔야 우리에게 유리하다. 아예 (우승을) 포기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자만이나 건방진 모습을 보인다면 따라잡힐 수도 있으니 겸손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 감독은 1라운드 로빈(1~11R)에서 딴 승점 28(9승1무1패)이 예상보다 많았다고 했다. 이에 김영권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승점이 많다, 적다를 떠나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패가 많다. 1패도 하지 않는 게 내 목표였다. 1패가 찝찝하긴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그 1패가 계속 유지되게끔 해야 한다고 본다”고 힘주어 말했다. kkang@sportsseoul.com